Books/Music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구리하라 유이치로

green_rain 2019. 5. 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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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유명한 일본 소설가일 것이다. 나 역시 하루키의 팬이다. 정확히는 하루키 소설의 팬이다. 모두 다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노르웨이의 숲>부터 시작된 재미가 <1Q84>에서 폭발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여자 없는 남자들>도 좋았고, 다소 난해했지만 최근의 <기사단장 죽이기>도 좋았다.

 

  이 책은 하루키의 글 속에 나타나는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다. 딱히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하루키 소설들에서는 음악이 많이 나오는 구나' 하게 되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음악도 일부는 찾아서 들어보기도 하였다. 하루키 글 속에 등장하는 음악들로 그룹으로 나누어 20곡씩 소개하고 있다.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우선 책의 편집이 군데군데 어그러진다. 띄어쓰기부터 맞춤법까지. 읽는 중간 중간 몰입을 방해한다. 일부 띄어쓰기가 어그러진 부분들에서는 의미마저 무너진다. 의미가 무너진 글은 전체적으로 책을 망가뜨리게 된다. 번역하신 분의 잘못인지 편집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원문을 번역기 돌려서 갖다 붙인 느낌이랄까. 내용을 떠나서, 출판까지 책에 투영된 노력들이 모두 날아가버린 느낌이다.

 

  내용도 작가들이 그룹별로 나뉘어서 그런지 통일된 느낌이 아닌, 다소 산만한 느낌이다. 워낙 다양한 장르에 많은 곡들이 소개되다 보니 계획된 의도였을텐데 그게 좀 어긋나 보인다. 어느 부분은 소설에, 어느 부분은 음악에 치우쳐 있다. 하루키 글 속의 음악을 소개하는 의도에 맞다면, 조금 더 음악에 무게를 두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여기 저기 좀 어수선한 느낌이다. 제목과 표지에서 받은 기대가 컸던 탓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하루키 소설 속 음식 관련 책과 재즈 음악 관련 책을 봤던 기억이 났다. 당분간 하루키 관련 책은 하루키 소설에만 한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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