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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Novel

<어린 왕자>, 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

by green_rain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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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책일 것이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첫 <어린 왕자>는 초등학교 때 이다. 정확하게 학년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할거야.' 라는 구절로 <어린 왕자>는 내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시절에 책을 다 읽고서 저 문구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 필독서 목록에 꼭 포함되는 책이었기에 유명했고, 그 유명한 책을 읽어 보고 싶었다. 모자처럼 보이는 보아뱀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읽으려고 몇 번은 시도 했었던 것 같다.

 

그 후의 기억도 다른 시도로 기억된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포기. 그러다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는 어려웠던 것 같다.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도대체 이 책이 왜 초등학생 필독서야!' 라는 평가와 느낌이다. '초등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서 이해하고 뭔가를 느낀다는 말이지? 내가 모자란 걸까?' 라는 불평이 이 책에 대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책을 사 둔 것도 꽤 오래 전이다. 영어 공부와 필사를 같이 하기 위해 먼저 영문판을 읽으며 필사했다. 한글판도 쉽지 않았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하물며 영문판이라니. 그러면서 영문판의 번역본을 찾아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는 것이다. 달라지지 않은 점이라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고, 초등학생 필독서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읽은 천선란 작가의 에세이에서, 작가님도 이 책을 성인이 되어서 읽었다고 했다. 많이 울었다고도 했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같은 책에 대해 모두가 같은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어린 시절 도전했을 때와는 다른 감정이 느껴지기를 바라고 기대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 <어린 왕자>는 어려운 책이다. 이미 세속에 찌든 어른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구에 도착하기 전 어린 왕자가 만났던 사람들이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마음이 닫혀버린, 그런 어른들 말이다.

 

언제 다시 이 책을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이들과 같이 보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어려운 책을 아이들에게 권할 수는 없다. 그래도 아직 아이들이기에, 나와는 달리 이 책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과 영문판 모두 책장에 꽂아 두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마음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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