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Music

<함춘호의 어쿠스틱 기타 입문 -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알려주는 가장 친절한 어쿠스틱 기타 안내서>, 함춘호

green_rain 2018. 12. 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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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한 권 보면서 기타를 쳤다고, 바로 연주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할거란 생각은 없었다. 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해 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같은 것이었다. 친구에게서 기타를 받아 왔다. 그게 몇 년 전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적어도 7~8년은 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교본같은 책들을 샀던 기억이 난다. 기타관련 책이 3권이나 있다. 모두 끝까지 본 기억은 없다. 처음 며칠을 연습하다가 덮곤 했다. 손 끝이 무척이나 아팠고, 실력은 늘지 않았다. 회사 다니며 밤에 연습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파트에서 밤에 기타를 친다는 것은 공공의 적이 되기 쉽상이다. 심지어 가족들에게 조차도 말이다. 연주가 아닌 연습의 기타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소음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함춘호님을 모르지는 않았다. 제목도 모르고, 가수도 잘 모르고, 그냥 음악만 듣는 나에게, 세션들까지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함춘호님은 알고 있었다. 기타를 잘 친다는 에릭 클랩튼이나 지미 헨드릭스를 아는 것처럼 말이다. 신대철, 김태원, 김도균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아는 건 딱 이정도다. 그런 함춘호님의 기타 입문서 책이 나왔다. 내가 가진 3권의 기타 관련 책 중에서도 이 책이 제일 나중에 산 책이다. 사 놓고 역시 보지는 않았었다. 사두면 언젠가 기타를 연습할 때 가장 먼저 볼 생각만 가진채 말이다.

  몇 달 전부터 회사에 일찍 나오기 시작했다. 오전에 아무도 없는 상황이 좋았다. 예전에는 야근을 하면서 혼자 자주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결혼 후에는 쉽지 않은 풍경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잠을 줄여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회사에 일찍 오면서 기타를 연습하기로 했다. 하루에 30~40분 정도 연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책이 마음에 들진 않았다. 우선 오탈자가 많았다. 기타의 생 초보인 내게, 코드가 페이지마다 다르게 나오는 부분들은 정말이지 헷갈렸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보면, 정확한 코드를 확인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그런 번거로움을 받는 것이 싫었다. 바레코드나 아르페지오 부분은 설명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나 할까? 읽어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내가 맞게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 달 정도 해서 그런 것일까. 손 끝의 아픔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굳은살을 벗겨내면서 갖는 뿌듯함이랄까. 코드 몇 개는 머리 속에 각인된 것도 좋다. 손에 익숙해지지 않아, 아직 코드가 변경되면서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기타를 처음 받아와 연습을 하면서 생기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무슨 특별한 노하우 같은 것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연습이 아직 부족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더 해보면 알게 되겠지......

  오늘부터는 사놓은 다른 기타 교본을 보면서 연습을 시작했다. 언제쯤 연주다운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 볼 수 있을까. 코드가 바뀔때 끊기는 느낌이 없이 말이다. 고등학교까지 꾸준하게 피아노를 친 아내에게 무심코 코드 변환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내는 내가 음악적 감각이 떨어진다는 팩트를 확인시켜 주었다. 아이의 실로폰을 칠 때도 아내는 곧 잘 음을 쳐내곤 했다. 계이름을 몰라도 말이다. 나는 헤매기 일쑤였는데 말이다. 아내의 팩폭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연습량에 비해 너무 성급하고 조급한 결말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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