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자주 듣는다. 회사에 9시부터 6시까지 있는다고 하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엔 이어폰을 꽂고 있다. 음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다. 클래식도 좋고, 락도 좋고, 국악도 좋고, 가요도 좋고, 힙합도 좋다. 정확하게 장르를 구분할줄 모르기 때문에, 그냥 들리는 대로 듣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멜로디나 리듬이 좋은 곡들을 좋아한다. 제목이나 가수는 잘 모른다. 그냥 이 노래 좋다, 싶으면 반복해서 조금 더 듣는 편이다.
최근 듣는 곡들 중에 힙합 장르가 많아진 것 같긴 하다. 허니패밀리, 리쌍, MC 스나이퍼, 다이나믹 듀오 등을 좋아해서 앨범을 사서 모은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에미넴이나 넬리도 좋아했었던것 같고 말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따로 앨범을 사서 듣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예전처럼 정규 앨범이 자주 나오지도 않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냥 요즘은 들리는 음악을 듣고 있다.
이 책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한국 힙합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았다. 나의 <쇼미더머니> 관람기를 좀 길게 적어본다. 재미있게 봤었다. 프로그램 자체를 모르고 있다가, 시즌 4부터 봤었던것 같다. 비와이, 베이식, 블랙넛, 송민호, 슈퍼비 등의 래퍼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다. 결승전이 제일 재미가 없었던것 같다. 시즌 5는 비와이가 독보적이었어서 재미가 좀 덜했었는데, 전체적으로 음원들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들이 많았던것 같다. 해쉬스완 같은 래퍼도 알게 되고 말이다. 시즌 6은 넉살이라는 래퍼 때문에 재밌게 봤고, 결승전에서 나의 예상과 달리 행주가 우승해서 더 재밌었다. 행주라는 래퍼도 좋아하는 래퍼 중 한 명이 되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7이 제일 재밌었던것 같다. EK라는 래퍼를 참 좋아했는데, 본선에서 떨어졌다. 내 기준에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 뒤로 잘 안 봤었던 것 같다. 팔로알토와 코드쿤스트도 좋았다. 최근 시즌 8은 하는지도 몰랐다. 둘째가 태어나서 조리원에서 우연히 본방 사수를 했는데, 예전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EK 래퍼가 나왔던데, 내가 본 그 날, 본선에서 떨어졌다. 우승해서 TV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다. 상대인 펀치넬로의 무대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근데 결승이 궁금하지는 않다.
<쇼미더머니> 책도 아닌데 프로그램 이야기가 길어졌다. 내가 힙합이라는 장르를 정확하게 구분해서 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길게 적어 보았다. 내가 음악을 접하는 경로는 제한적이다. 어느 매장에 들어 갔는데 귀에 들어 오는 노래라서 검색기를 켜거나, 운전하는 중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검색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것이 최근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나의 유일한 경로이다. 그런 와중에 힙합 프로그램은 오로지 힙합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정확한 경로인 셈이다. 그것도 최신으로 말이다.
서두가 길었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보자. 여기는 책 리뷰 공간이니까. 이 책을 발견했다. 회사 도서관에 누군가 신청을 했나 보다. 몇 장 읽어보니, 재밌을 것 같다. 구입해서 읽었다. 소개되는 래퍼와 음악들을 유투브로 검색해 들어가며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그렇지 않은 스타일도 있었다. 좋은 점은 좁게만 알고 있던 힙합 장르의 음악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음악을 들어도 제목이나 가수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래퍼들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래퍼들과 기존에 알고 있던 래퍼들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좋은 점이다.
나의 기준에서 이 책의 단점은 초보자에게 내용이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일 처음 홍서범의 '김삿갓'이 소개된다. 저자는 홍서범의 약력을 소개하며 일단을 알아두라고 한다. 뒤에 뭔가 연결 내용이 등장할 줄 알았는데, 거기서 끝이다. 스윙스의 '황정민'을 소개하면서는 "컨트롤대전"을 이야기 한다. 자세하게 뭔가 소개할 것 같았는데, 대략적인 소개만 이루어진다. 그것도 도입정도로만...... 아쉬운 부분이다.
힙합 장르를 잘 알지 못한다. 거의 알지 못하는게 맞을 것이다. 이런 책들은 나같은 힙합 초보 리스너들에게 좋은 책일 것이다. 읽으면서 대략적인 힙합문화와 그것이 한국에 도입되고 자리잡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대략적이나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디테일적인 부분들이 조금은 아쉽다. 저자의 힙합에 관한 많은 저작들에서 이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떤 책이 내가 아쉬워했던 부분들을 채워줄지는 잘 모르겠다. 소개되는 곡들에 대한 페이지가 일정한 것으로 봐서는 지면의 제한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힙합은 힙합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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