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둘이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다. 뉴스에서 검색되는 성(性)관련 범죄들을 보면, 성별과 상관없이 아이들이 걱정된다. 성교육이 제대로 시행되는 나라들에서는 성범죄가 조금은 덜 발생할까? 정확한 통계를 찾아 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올바른 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성범죄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올바른 성개념은 올바른 성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교육이 그럴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다. 부제처럼 남자에게 알려주는 성교육 관련 서적이다. 남성과 여성의 몸에서부터 만나는 과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감정 고민들, 섹스와 섹스의 대상 등 내가 사회에서 맺는 다양한 관계들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많은 고민거리들을 상담해 주고 있다. 또한, 통계 자료들을 사용하여 잘못된 소문들에 대해 보다 적확한 사실들을 알려 주고 있으며, 그림이 필요한 부분들은 삽화도 넣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스웨덴의 성교육 전문가라고 한다. 나만 그런 것인지 몰라도, 대게 미국이나 유럽쪽은 우리보다 성(性)에 대해 개방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의 사실적인 표현이나 설명들에 대해서 조금은 난감한 경우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내용에 반감을 갖거나 그런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을 읽은 것은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하면 좋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들이 현실적이어서 좋긴 한데,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지가 조금은 난감했다는 뜻이다.
얼마 전 정부에서 준비한 성교육 관련 서적이 폐기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의 사실적 표현이 문제가 된 것 같다. 뉴스를 자세히 본 것은 아니라서,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교재라면 전달해주는 선생님의 역할도 중요하고 말이다. 내가 이 책에서 난감했던 것은 내용이 아니라 전달자인 나의 역할에서 비롯되는 문제였다. 그만큼 내가 성(性)에 편견을 갖고 있었거나, 폐쇄적이었거나, 지식이 부족했던 탓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성인지를 형성해 가길 바란다. 모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性)이라는 개념이 너무 음지에서 닫혀있기만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나와 아이들에게 밝은 곳으로 나와 조금은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교재가 되길 바란다. 지금은 올바른 안내자이길 바라는 나에게, 아이들이 조금 더 자란 후에는 스스로에게, 이 책이 좋은 가이드북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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