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Essay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green_rain 2022. 10.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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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리를 키우는 입장에서, 나에게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린이라기 보다는 영아나 유아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어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의 아이들이 대상이었다고나 할까. 아이들이 계속 아기들로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컸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에 대한 대상의 정의가 어찌되었든, 마음속으로 아직은 우리 아이들을 어린이로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었었던 것 같다. 미리 준비해도 나쁠 것 없잖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재밌다.

 

  독서 교실 선생님으로 일하시는 저자분의 경험으로 서술되는 에피소드들이 재밌고 미소짓게 하기도 하지만, 정말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기도 했었다. 정말 요즘 아이들의 생각이 저렇게까지 어른스러웠나 싶다가도, 맞아, 어른들은 더이상 그렇지 않지, 하기도 했다. 우리집 아이들도 가끔은 아이스럽지 않은 모습들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럴때는 정말 깜짝 놀라다가도, 다시 평소처럼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행동하기에 그 놀라움은 이내 사라지고 만다. 깜짝 놀라는 그 경이로운 순간보다는, 우리 아이들만 이런가 싶을 때가 솔직히 안타깝지만, 더 많았다.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에피소드로 등장하기에 모두가 조금은 특별해 보였겠지만, 그 아이들 역시 평범한 아이들일 것이다.

 

  이 책은 그 평범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아이들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어른들 모두가 겪어온 어린이라는 세계지만, 이토록 새로운 어린이의 세계라니... 어른스러운 어린이는 있을지 몰라도, 어린이같은 어른은 있을 수 없겠다, 싶다. 설령 있다 할지라도 그 어린이같은 어른의 세계는 전혀 새롭게 느껴질것 같지가 않다. 생각의 다양성, 순수하고 맑은 심성들. 그 새로운 세계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다. 

 

  저자가 생각하는 어린이와 어린이를 위한 세상의 그림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는지가 비교적 공통적으로 명확하게 그려질 것 같다. 그 세상이 어린이들이 변하지 않고 어른이 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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