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육아라는 것이 있을까. 나의 아이들이지만 가끔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집 아이들도 다 그런 것인지, 우리집 아이들만 특별하게 이런 것인지, 싶을 때가 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하루에도 열두번도 넘게 ~할 때가 있게 느껴질 때면, 내가 정말 부모가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육체적 노동에 가까운 육아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 그 육체적 힘듦에서 벗어났다 싶으니까 정신적인 힘듦이 찾아 온다. 벌써 사춘기의 시작인 건가 싶다. 나도 저랬나, 곱씹어 보지만, 아니다, 저랬을리 없다. 완벽한 육아는 없지만, 아빠를 화나게 하는 아이들만의 완벽한 방법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그냥 구매했다. 아이들 책이기 전에, 아이들의 그 완벽한 방법을 안다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 혹은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간절한(?) 마음이 깃들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너희들이 이렇다. 아빠도 원래 화가 많은 사람은 아니란 말이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과 보기에는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던 아빠의 의도를 전혀 아이들이 못 느낄 것 같았다. 이 책을 학습하고 모방하여 더욱 진화한 화 돋움을 개발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오히려 책 끝에 나와 있는 후속작을 기대해 본다. 그 책이 나온다면 이 책처럼 바로 그냥 구입을 하게 될까? 그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제목에 이끌려 본 모든 육아서에 나온 아이들은 그들의 아이들이었다. 우리 아이와는 달랐고, 나의 대처도 달라야 했다. 개별적인 존재들에게 공통적인 프레임을 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그 프레임으로 상처받는 것은 개별적인 아이들의 부모들일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화가 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실수는 더 잦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처음임에 당연한 당황스러움일 것이다. 바르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베이스로 깔려 있다면, 육아가 힘들더라도 버텨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지치고 힘들며 울컥하는 그 순간만 잘 지나면 이 또한 지나가는 아주 작은 일들일 뿐인 것이다.
완벽한 방법으로 화가 나게 하더라도, 완벽하게 지나가고 대처하는 모습을 갖추고 싶다. 간절히 그러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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