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어떻게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가. 부모들이라면 응당 갖고 있을 내면의 질문이 아닐까. 나도 못하는(어떤 걸 잘 한다고 해서 내 아이들에게 그 잘하는 걸 교육하는건 또 다른 문제이다) 영어를 어떻게 잘 하게 할 수 있을까, 나도 못했던 걸 애한테 시키는 것은 맞는 것인가. 내가 못하니까 애라도 잘하게 시키는게 맞는 것일까. 방향이 어떻게 된 질문이든 답은 시키긴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어떻게가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차원에서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나도 영어를 못하기에 나와 아이가 함께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길 바랬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다. 다 읽고 나서도 왜 책 제목이 이럴까, 싶었다. 제목은 영어라는 단어 외에 책 내용의 그 어떤 것도 의미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부제가 이 책의 전부를 말해준다. '언어학자의 아동 영어 교육 30문답'. 그렇다 내가 앞서 갖고 있던 질문이 그 30가지 질문들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답이 제시되어 있을까.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시되는 답들이 너무 원론적이어서 놀랬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매체를 통해서 이야기 해오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은 당위적인 이야기들뿐이고, 현실적인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먼저 저자는 3인이다. 큰 틀에서 의견이 비슷했기에 한 책의 저자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질문들에 저자 세명의 의견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니고, 질문에 대해서 각자가 분량을 나눠 서술되어서 그런지 각각의 질문에서 제시하는 방향들이 조금씩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 책의 첫 질문이 영어는 일찍 배우는 것이 좋을까, 이다. 첫째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서 자연스레 영어 유치원도 알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내와 나는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뒤에 다른 질문들에 대한 답 중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유치원 다니는 아이의 이야기 나오면서 일찍 영어가 트인 개인사가 고백되어 나온다. 비록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유치원과 우리나라의 영어 유치원이 환경이 다르니까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영어 노출에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상황이나 질문들에 대해서 다르게 서술되는 부분들을 보면서 당황했다(어쩌라는 거야, 뭐가 맞는다는 거야, 뭐 이런 느낌). 아무리 정답이 없고 케바케 현상이 많은 교육문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일관성없는 서술이라니, 세 분 모두 각자의 부분에서 전문가들일텐데, 아쉬웠고 답답했다.
비싼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현실이 잘못되었고, 투자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라면, 다른 제안을 제시해주어야 할 것이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아이들에게 노출해주기 위함이 가장 클 것 같다. 부모가 다 이중언어에 문제가 없다면, 책에서처럼 고민을 덜 할 것이고, 우리나라가 영어권 국가였다면, 고민 자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은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목적이다. 이 책은 왜 쓰여졌는가. 그 어디에서도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제목의 모호함에서 그 사실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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