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프로그램인 '하니포터'. 그 여섯번째 기수로 참여하는 마지막 6월의 책이다. 한겨레 기자인 최우리 기자님의 <지구를 쓰다가>라는 책도 하니포터6기에 참여하면서 앞서 읽었다. 기후나 환경 문제를 다루는 전문 출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회 이슈에 관한 다양한 시각의 책들이 한겨레출판을 통해서 출간되는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시각 혹은 의견이, 꼭 서적이라는 통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구를 쓰다가>도 좋았는데, (결이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환경 문제에 관한 이야기로는 이 책이 조금 더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선 글이 조근조근하다. 읽는 독자에게 존대를 쓰는 에세이를 본 적이 있었던가. 에세이가 보통 본인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존대어를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책은 처음부터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문제점들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인지 존댓말로 시작하여 끝까지 사용된다. 어색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다.
이 책은 환경문제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10가지 소주제를 담고 있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재활용이라던가, 친환경 경제, 탄소중립과 관련된 이슈들은 물론 공정무역, 생태여행, 도시재생 등까지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이야기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덧붙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챕터마다 되묻기도 한다.
어떻게보면 이미 알고 있기에 기발하지 않은 생각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그 생각들을 넘어 실천을 응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구를 살리는 방법들은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들도 매우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나 하나쯤은 이라는 마음으로 실천하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 쓴 샴푸통이나 비누통만 상점에 가져가서 필요한 양만큼 사오는 번거로움을 아직까지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새로운 것을 사는 일에서 아직까지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예전보다 쉽지 않아졌다. 쓰레기를 버릴 때는 분리수거를 최대한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 예전의 나와 비교해서 스스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우리 환경도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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