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시리즈를 다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제별로 나뉘어 있어서, 제목이 뭔가 나와 닿아있는 느낌이거나 끌리면 읽게 되는 것 같다. 김혼비님의 '술'을 시작으로 김혜경님의 '술집', 비교적 최근에는 김윤관님의 '서재'를 봤다. 아무래도 '아무튼' 시리즈에 발을 들이며 좋아하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김혼비님의 '술'이지만, 그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미드' 역시, 딱 보는 순간부터 끌렸다. 그렇다고 미드를 찾아보며 지냈던 것은 아니다. TV 자체를 잘 보지 않을 뿐더러, 뭔가 기다림이 있는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까닭도 있었다. 인기가 많았거나, 보고 싶은 드라마는 종료하길 기다리거나 종료 후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보기 시작하다 끝까지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미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까. 아는 미드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우연히 한 시즌 정도 봤더라도, 끝까지 본 드라마는 한 편도 없었다. 형이 좋아해서 같이 몇 번 봤던 <맥가이버>와 대학원 때 유행했던 <히어로>가 기억에 좀 남는 편이고, 유명하기도 했고 보고도 싶었지만 아직 보지 못한 <프렌즈>, <프리즌 브레이크> 등을 겨우 아는 내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구입하고 있었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 책에 등장하는 미드 중 내가 본 드라마는 한 편도 없었다. 당연히 하는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을 알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만든 것은, 이 책이 미드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미드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뭔가 감성이 통한다고나 해야 할까. 작가의 이름을 보지만, 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필모를 보지만, 내가 아는 작품은 역시 전무하다. 나이가 비슷하다고 감성이 꼭 비슷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보다 어린 젊은 작가일 거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검색을 해 보니, 나와 비슷한 나이다. 작가가 빠른이면 학교를 같이 다닐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미치자, 읽으면서 뭔가 통한 모든 것들이 나이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역시 난 옛날 사람인가 보다.
미드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하지는 않는다. 줄거리 또한 간략히 소개하는 편이다. 드라마를 보게된 계기나, 보고나서의 느낌,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빗댄 이야기, 주변과의 관계 등. 꼭 드라마를 알지 못해도 내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래서 좋았다. 저자의 말처럼 소개하는 드라마를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자의 다른 소설들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 소설들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냈을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저자의 다른 작품들에서 다시 만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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