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보고선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도 역시 쉽지 않다. 표지 그림과 제목만 가지고 얼핏 공상 과학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소설은 아니다. 과학쪽 서적들을 많이 보지 않았어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과학 관련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NASA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내고 있다. 표지만 보고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펼치고 나니 쉬이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아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겁부터 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겁낼 필요 없는, 재밌는 책이었다.
우주에 대해서 나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별 생각없었다. 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본지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데, 하물며 우주라니... 너무 너무 먼 곳, 너무 너무 먼 이야기일 것 같았다. 어린시절 아톰을 보고, 스타워즈를 보고, 최근엔 어벤저스를 봤다. 그냥 만화였고, 영화였다. 그 곳에 우주가 있었지만, 난 우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만화가 좋았고, 영화가 재미있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게 우주는 그냥 우주였다. 존재한다고 늘 생각하는 건 아니다. 나의 꿈은 현실안에서만 꾸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꿈을 현실에서 꾸지 않는다. 아니 그동안의 나의 현실이 너무 작은 공간으로만 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주는 꿈이 아니고 현실인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를 향해 꾸었던 꿈들을 어떻게 현실화 했었는지를 보여준다. 우주를 향했던 품었었던 그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유명한 이야기들 보다, 그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이름없이 꿈을 향해 나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과학 이야기라고 해서 어렵거나 난해하지도 않다. 오히려 소설처럼 잘 읽히고, 글도 방향성 있게 잘 흘러 간다. 우주를 향한 과학사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저자 본인이 글을 잘 쓰는 것 같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 힘이 있어, 읽는 내내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재밌는 우주과학 역사를 듣는 느낌이었다. 수학적인 부분이 약해서인지 중간 중간 너무 큰 숫자가 나오면 이해가 어렵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책의 느낌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인류는 우주 과학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첫번째 물음이었다. 그 수준이 1부터 100까지 중 어느 정도에 있더라도, 나는 그 수준에서도 한참 뒤쳐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나의 과학적 지식과는 무관하다. 그것은 그동안 내가 호모 아스트로룸의 삷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을 꿈으로만 여겨왔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감사의 말에서 저자의 딸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같은 마음이다. 더 좋은 세상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나의 아들과 딸이 살아갈 앞으로의 세상은 현실안에서 꿈을 꾸는 세상이 아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나보다 더 큰 세계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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