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Essay

<책 한번 써봅시다>, 장강명 글, 이내 그림

green_rain 2021. 2. 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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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장강명님의 신간은 저절로 클릭을 하게 된다. 읽어본 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읽었던 책들은 모두 재미가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는 내 이야기 같아서 재미있었고, <당선, 합격, 계급>은 르포르타주 형식과 생각할 내용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산 자들>은 아직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 있지만 구입은 해 두었고, 다른 책들도 출간 당시에 서점에서 한번쯤은 찾아 보았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인기 작가인 셈이다.

 

  이 책이 아마도 가장 최근에 나온 신간일 것이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드러내진 않지만, 내심 책을 써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감추고 있을 것이다. 책을 좀 읽는 독서가라면 그런 생각들을 더더욱 갖고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이 그래서 마음에 확 와 닿았다. 그런 감추어진 소망들은 어떻게 찾아냈을까. <한국이 싫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현실에 실망하고 해외로 나가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그려진 소설은 그 당시의 내 모습이었다. 이 책의 곳곳에서도 내 모습은 그대로 드러난다. 실망한 책에서 느끼는, 이 정도의 책이 출판되는 사회라니, 내가 써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등등의 모습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책을 써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 왔는가? 나는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그럼 어떻게 쓸 것인가? 시, 소설, 에세이? 그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질문들이다. 졸업을 앞두고 논문을 써야 하는데, 머리속에 그려져 있는 내용들은 몇 달째 그대로 머릿속에만 있다. 컴퓨터를 켜고 쓰기 시작하려고 하면, 한 글자도 써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쓴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 진다.

 

  이 책은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측면에서 무척이나 유용한 실용서적이 될 것 같다. 그것도 저자의 경험이 많은 부분에 녹아있는 적절한 실용서적말이다. 최대의 고민 거리인 '무엇을'과 '어떻게'에 대해서 그 어느 작법서보다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 써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무엇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적절한 해답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에세이, 소설, 논픽션으로 나눠 각각이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정말 책 한번 써보라고 권하고 있다.

 

  아직 단행본 한 권 정도 분량의 책을 써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무언가를 꼭 써 봐야 겠다는 열망 같은 것은 없다. 나 같은 게 책은 무슨 책이야, 하는 마음은 아니다. 그냥 아직은 쓰는 일보다는 읽는 일이 더 좋다. 읽으면서 하게 되는 생각들과 그 생각들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어딘가에 끄적여 보는 것이 나름 지금까지의 독서로 얻는 최대치의 즐거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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