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Travel

<리얼 제주>, 김태연, 양정임

green_rain 2021. 6. 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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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제주도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다. 승합차 한 대를 빌려 제주도를 돌아 다녔다. 아무것도 알아 보지 않았었다. 제주도가 그렇게 큰 섬인줄 몰랐다. 그저 공항에서 받은 안내 책자에서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다녔다. 섬 끝에서 끝을 멋 모르고 운전하며 다녔다. 숙소도 한 곳에만 머물렀다. 이래저래 아쉬운 여행이었고, 제주도에 대한 특별함도 남지 않았다. 오로지 나의 잘못이다.

 

  결혼을 하고 첫째를 낳기 전에 아내와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4년전 가족 여행으로 왔었던 그 제주도가 아니었다. 볼 것도 많았고, 먹을 것도 많았다. 제주도가 좋았고, 여행이 끝나가는 시간이 아쉬웠다. 첫째가 두 돌이 되기 전에 제주도를 다녀 왔다. 아이가 있는 여행은 많이 달라진다. 제주도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여행을 다니는 곳들도 변화가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그렇게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 매년 제주도 여행을 다니고 있다. 작년엔 코로나로 못 가서, 올 해는 꼭 가야지 하고 있는데, 해외 여행을 못 가는 모든 여행객들이 제주도로 몰리는 요즘인것 같다. 사람들 많은 곳으로 여행을 가는 걸 극히 꺼리는 나에게 망설임이 생긴다.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 확산이 좀 진정되고 해외 여행도 풀린다면, 가을즈음에는 제주도도 일상을 찾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다.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나의 희망이 통했는지 서평단에 뽑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리뷰의 제목과 같다. 제주도도 여행 안내서가 필요한 관광지이다. 모든 여행 안내서는 최근 거를 봐야 한다. 그 최신의 안내서가 현지인의 안내서라면 그 안내서가 베스트 여행 안내서이다.

 

  우선 표지가 마음에 든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곳은 동부쪽의 해안이다. 해수욕장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돌솥 전복밥을 파는 유명한 식당을 가는 길에 있던 해변으로 기억이 된다. 표지부터 마음에 든 이 책은 제주도 여행 루트를 짜기에 좋은 책이다. 앞서 말했듯이 제주도는 큰 섬이다. 그만큼 여행 루트를 잘 짜야 한다. 자연적인 경치야 늘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해수욕장이 이사를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카페나 식당 등은 변화가 잦을 수 있다. 작년에 너무 좋았던 카페가 올 해는 이전했거나 없어졌을 수도 있고, 더 멋지고 새로운 카페나 식당이 태어났을 수도 있다. 나에게 여행은 자연이 주는 멋진 풍경을 보며 여유를 느끼는 일이다. 국내에도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는 곳들은 많다. 하지만 제주도는 제주도만의 그림과 풍경이 있다. 나는 그 경치가 좋다.

 

  이 책은 그런 제주도를 네 곳으로 나누어 안내한다. 그래서 볼거리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어 좋다. 네 권역별로 루트를 짜기 좋다는 것이다. 알고 있는 곳들도 모르고 있었던 곳들도 안내 받을 수 있다. 또한 안내되는 곳들의 다양한 즐길거리나 먹거리들도 함께 안내되어서 꼭 경치를 보는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점도 있는데, 그것은 볼거리에 대한 안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여행의 즐거운 점 하나가 평소와 다른 먹거리라는 것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특히나 제주도 아닌가. 뭘 먹어도 맛있고,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술, 한라산이 있지 않은가. 먹거리에 대한 안내가 볼거리에 비해 많다는 점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볼거리들에 대한 설명도 좀 깊이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SNS에 올리기 위한 여행 안내서보다는 방문한 곳에서 사진뿐만 아니라 머리에 뭔가 남는 여행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보고, 먹고, 자는 것이 여행객들이 하는 일일텐데, 숙소에 대한 안내가 다소 부족한 것도 아쉬웠다. 결혼 전에는 숙소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었는데,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숙소가 무엇보다 가장 큰 준비 요소가 되었다.

 

  그렇다. 나의 바램이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지금보다 3배는 책이 더 두꺼워졌을 것이다. 그러면 안내서로서 매력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좋은 여행 책자이다. 올 가을에는 무조건 가보자,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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