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Travel

<유럽 예약>, 청춘유리

green_rain 2022. 8. 2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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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펜데믹이 시작된지 2년이 넘었다. 무서운 전염병의 전세계적 확산은 모든 일상을 바꿔 놓았다. 그 중에서도 여행이 가장 큰 변화가 생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변화를 떠나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넘쳐나던 여행의 기록들이 확 줄었다. 여행기의 책이나 블로그들이 줄었음을 체감하고 있다. 경험이 중요한 부분들은 글이나 영상으로 잘 보지 않는다. 직접 경험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여행이 그랬다. 하지만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간접적으로라도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책이나 여행 프로그램들 뿐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은 여행의 감정을 느껴보기 위해 선택한 책은 아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출장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도 해외 출장이다. 출장은 여행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출장 가서 일만 하지는 않는다. 조금이라도 짬을 내서 이국적인 장소를 경험하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정보가 필요했다. 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목차 중에 출장지가 있어서 검색이 된 듯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여행안내서는 아니었다. 일기 형식의 여행 기록도 아니었다. 회상에 가까웠는데,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저자의 회상을 기록한 내용으로 보면 맞을 것 같다. 사진 속 여행지에 대한 기억들과 추억들, 그리고 여행에 대한 그리움들이 묻어난다. 다만 새벽 감성에 젖어 쓴 듯한 글들(아침에 보면 손발이 오글라들 것 같은)은 그 시절 내가 가졌었던 감정들과 일부 겹치는 부분들도 있었다.

 

  다만, 내 여행들이 모두 풍족했었던 여행은 아니었지만, 궁핍한 여행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가서 굶어야 한다면, 아무 곳에서나 잠을 자야 한다면, 고생을 해야 한다면 여행을 계획하지도 떠나지도 않는다. 젊기에 고생한 여행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는 말은 사실은 아니다. 고생은 고생일 뿐이고, 힘든 기억은 추억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그런 점들이 조금 다른 부분들이었다. 찾고자 했던 여행책은 아니었지만, 짧은 시간 사진들을 보며 옛 여행지들을 찾아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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