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Travel

<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1편>, 심언석

green_rain 2021. 9. 3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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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둘 다 못하고 있지만, 여행도 좋아하고 자전거도 좋아한다.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다. 대학교 여름 방학을 이용해 꼬박 2달동안의 여정이었다. 처음 나간 해외 여행이었지만, 타국에서의 2달 경험은 정말 즐겁고 재미난 일들로 가득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뭐 거의 20년이 지난 시간이라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유럽과 관련된 여행 책자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끌림이 있다. 아마도 배낭 여행에 대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대학원도 집에서 자전거로 이용해 다녔다. 취업 후에도 회사엔 가급적 자전거로 출근했다. 주말엔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일이 많았다. 회사가 이전하면서 자전거는 조카에게 주었다. 새로운 도시는 자전거 타기엔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지금은 물론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환경들이 만들어져 있지만, 퇴근 이후의 시간과 주말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첫째가 최근 자전거 타는 일을 좋아하는데, 보조 바퀴를 떼면 새로 자전거를 구입해서 같이 라이딩을 해보고 싶다.

 

  추억 가득한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한 기록의 책이다.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한 많은 여행기들이 있다. 블로그들에서도 가끔씩 재미나게 읽었던 글들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시국이다. 해외 여행기가 작년부터 훅 줄어 들었다.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여행기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서평단 모집으로 이루어졌고, 책을 받았다. 그런데 여행기록이 최근의 것이 아니다. 2016년의 기록이다. 시작부터 조금은 실망했다.

 

  우선 여행기록은 최근의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년 해마다 업데이트 되는 여행 안내 책자들은 여행지의 최신 것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은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니고 여행기이다. 굳이 최근의 기록을 포함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리고 유럽이다. 우리가 보통 가서 보는 유럽의 여행지들은 옛 건물이나 미술관 등이다. 그런 것들에 업데이트가 될 것은 없다. 그럼에도 뭔가 아쉬운 느낌은 책의 출판 날짜와 여행의 날짜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라 생각된다.

 

  내용은 다른 일반적인 여행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가 여행한 여행지와 그 곳에 대한 설명과 느낌들이 적혀있다. 좋은 점은 사진이 정말 많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인데, 내용을 설명하듯 들어가 있는 사진들은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들도 있었는데, 먼저 국가별로 이동한 지역들이 지도로 나와 있는데, 머물렀던 행선지 외에 주변의 지역들도 나와 있는 지도였더라면 조금 더 여행한 지역들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또한 지도나 이동한 날짜별로 이동거리가 포함되었더라면,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 후배 여행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유로 벨로와 웜샤워, 카우치서핑에 대한 안내도 조금 더 자세히 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내용 중에서도 먹는 이야기와 맥주를 마신 이야기로 일정의 마무리가 되는 부분들도 조금은 단조로운 여행기로 남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여행기는 추억과 부러움을 동시에 불러 오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가 보았던 장소가 나왔을 때의 반가움과 그리움, 그리고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부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처음 갔었던 유럽 여행과 달리, 이제는 어느 곳을 여행해도 혼자는 아닐 것이다. 혼자만의 여행도 좋았지만, 배낭 여행 이후에는 거의 혼자가 아니었던 여행들이 더 좋은 추억들로 남아 있다. 어디를 여행해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외로움을 느끼는 요즘이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어디든 여행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혼자가 아닌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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