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인지 알고서 서평단에 참여하고자 신청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은 제목이 신선하면서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유아 도서이면서 그림책이라는 것이 두번째 이유였다. 읽고서 아이에게 읽어줄 수 있는 도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도 아이가 좋아하는 주황색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갖고 있었다.
책을 받고서 설렜다. 표지의 깔끔함과 단단함이 느껴지는 양장본 느낌이 좋았다. 아이가 갖고 있는 다양한 전집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림도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다. 내용은 간단하다. 주인공이 할아버지에게 <아무것도 없는 책>을 선물받아 그 책을 통해 삶을 이뤄나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끝은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우선 아이에게 읽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음....' 좋은 표지와 그림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음.... 쉽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들이다.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생각들과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아이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이런 책들을 읽을 때면,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들어보기 전에 내 생각과 감정들을 설명하고 표현하는 일에 더 급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려운 책이다. 걱정이 되는 책이다.
아이를 너무 아이로만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없다. 아이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말들과 행동들로 나를 놀라게 하곤 한다. 나의 좁은 생각과 작은 행동들을 반성케 하기도 한다. 책을 읽어주고 받아들이는 것은 온전히 아이의 몫인지도 모른다. 나의 걱정은 그저 걱정일 뿐인 것이다. 이 책이 아이에게도 다양한 생각들을 불러 일으키는 영감의 책이 되면 좋겠다.
'Books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정 대리, 권 사원 편>, 송희구 (0) | 2021.09.24 |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 부장 편>, 송희구 (0) | 2021.09.23 |
<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0) | 2021.06.16 |
<변신, 시골의사>, 프란츠 카프카 (0) | 2021.04.26 |
<Magic Tree House - #3 Mummies in the Morning>, Mary Pope Osborne (0) | 202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