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작성하면서 책의 장르를 구분하는 때가 있다. 이 책은 어디에 속할까. 인터넷 서점을 보니 자기계발 쪽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 재테크로 유명한 브라운스톤과 신사임당의 추천이 있어서 인지 모르지만, 나는 소설로 구분해 보고자 한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소설처럼 잘 읽혔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이 나오면서 안내 받은 메일에서의 느낌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관련 서적이리라 생각했다. 쏟아져 나오는 책들 속에서 무엇인가 차별성을 갖기 위한 제목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차별성은 내용에 있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잠깐 볼까, 하고 들었는데, 끝까지 계속 읽게 되었다. 짧은 단문 형식의 글이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었지만, 내용 또한 드라마를 보듯이 머리 속으로 각각의 장면이 그려지듯 잘 읽혔다. 제목에서 읽혀지듯 성공한듯 보이는 가장이 주인공이다. 자기가 이룬 성공에 뿌듯해하며, 자신의 삶이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전형적인 꼰대로 일관되다 회사에서 밀리고 가정과 친구들에게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말에는 어느 정도 자각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어느 순간 '꼰대'가 악역의 이미지를 덮어쓰고 있는 모습이다. '라떼는 말이야'로 대표되는 어구의 주인공이면서 과거의 영광에만 파묻혀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뒤쳐지는 사회인이다. 어느 사회든 어느 조직이든 꼰대는 존재하며, 그 꼰대들이 기성 세대들을 억누르고 혁신을 방해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대변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 역시 '꼰대'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무섭고 두려운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적잖이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김부장의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닌지 돌아 보게 되곤 한다.
김부장 정도의 위치에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가이지만 서울은 아니고, 대기업도 아니며, 연봉도 김부장 수준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후배들과 일을 하면서 '왜 저럴까'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럴 수도 있지'하며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라떼는 말이야'의 생각이 뒤덮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정말 나도 역시 '꼰대'였구나, 싶으면서도, '그게 뭐! 당연한거 아닌가'로 남을 때도 있다. '꼰대'가 뭐 무조건 나쁘고, 항상 악역인건가 싶은 순간들 말이다. 그런 생각들이 더 김부장에게 투영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1권과 2권은 독립된 다른 이야기 일 것이라 생각했다. 2권 마지막을 살펴보니, 3권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아직 3권은 출간되지 않은 것 같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저자도 출판사도 낯설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도 출판사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뚫고 나온 느낌이다. 새롭고 젊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바로 밑인 송과장이 아닌 정대리와 권사원의 이야기가 2권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역시 틀을 깨기 위한 것일까. 그렇다면 3권이 송과장 이야기일까. 2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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