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Social Science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김수현

green_rain 2022. 4. 6. 06:27
728x90
반응형

 

  제목에 이끌렸다. 개인 투자와 관련해서, 특히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 다양한 책들을 읽어 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주식 투자에 대한 자신의 투자 방법을 소개하거나, 나는 이렇게 해서 돈을 벌었다, 라는 내용의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긴 했다. 하지만 제목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 같았다. 내가 비록 실패를 맛 본 개미는 아니었지만, '왜 나는 갑자기 주식 투자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말이다. 나 역시 개미투자자다. 하지만 전업투자자는 아니다. 이 책은 개미투자자이면서 전업투자자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니 그들을 관찰한 보고서이자 탐구서이다.

 

  이 책은 저자의 석사 논문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인류학이라는 분야에서는 관찰대상을 조사한 후 민족지를 작성한다고 한다. 이 민족지를 바탕으로 논문을 쓴다고 한다. 흥미로운 학문인것 같다. 사실 모르고 있었지, 위키백과에 소개되는 인류학은 '인간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소개된다. 인간의 경제적 행동을 분석하는 경제학도 그렇게 본다면 인류학의 하위 분류로 구분이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행동경제학적 분석도 그런 틀에서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매매방으로 불리는 전업투자자들의 공간에 들어가 투자자들의 행동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다. 투자자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투자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지, 그들은 어떻게 그 공간을 떠나가게 되는지, 그러면서도 왜 다시 주식 투자로 돌아오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사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변화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많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속에는 경제 발전에 따른 사회 현상과 노동자들의 변화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투자안내서가 아닌 것이다. 

 

  이 논문이 인터넷 공간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자도 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사회 현상보다는 투자 방법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다고 한다.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면, 제법 성공적으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 말이다. '어떤 걸 사야 해요?',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나요?' 등의 질문. 그렇기에 많은 투자 안내서들이 등장하고, 재테크 관련 책들의 대부분을 이루는 것 같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과 대답은 위의 질문들과 분류가 다르게 형성된다.

 

  이 책을 읽는다고 투자가 성공에 이를까. 투자를 멈출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변화는 생길까. 그럴것 같다. 내가 왜 투자를 하게 되었으며, 왜 이어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 전과 후는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려고 하는 이유 외에, '돈'을 버는 목적과 그 효용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다면, 투자가 더 치열해지든 아니든, 방법을 공부하는 일에 더 매진하든 그렇지 않든, 어떻게든 뭔가에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일반인들이 투자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시대적 당위성으로 매도하고 싶지는 않다. 그 전에 내 안에 내포하고 있는 욕망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