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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표지와 본문에 들어간 그림들이 좋아 구입했다. 심리학에 관련된 내용도 좋았고 말이다. 방대한 심리학을 자세하고 세세하게 언급하는 내용의 책은 아니다. 자세히 보니, 제목도 '심리학 사전'이다. 그러고 보니 내용 형식이 사전 형식이다. 심리학 용어가 나오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의 형식이다. 간단하고, 그림들이 같이 그려져 있어 읽기에 어렵지 않다. 제목처럼 너무 재밌어서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지만, 잡으면 끝까지 한번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재미는 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접하게 되는 착각들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장 와 닿은 부분은 '첫인상'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당신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측면들을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평가'한다고 착각하지만, '모든 결정들은 첫인상에 의해 결정된다'는 감정 휴리스틱에 관한 부분이었다. '첫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우리가 철두철미하게 따져보고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인상깊었다.
나 역시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살고 있다. 인간 관계가 예전보다 많이 단순해졌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형성되는 '첫인상'이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 형성에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해왔다. 그렇게 나는 첫인상으로 나와 관계를 유지할 사람, 그렇지 않을 사람을 구분지었다. 내가 받은 첫인상이 변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2~3명 정도 외에는 말이다. 그런데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거봐, 내 첫인상이 맞잖아' 하는 의식조차도 심리학적으로 '사후확증 편향'이라는 걸 말이다(물론 이 용어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놀라운 것은 이런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그런 '첫인상' 효과나 '사후확증 편향' 같은 것을 완전히 내 모습에서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의식을 하면서 그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엔 처음으로 귀결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알게 되는 나의 모습들이 있다. 무서운 것은 그것들을 발견했음에도 어떻게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다음을 알고 싶은데, 이 책은 여기까지이다. 이 책은 사전이다. 이 다음은 이 다음에 관한 다른 책을 찾아야할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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