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비교하면, 어느 때에 경제 관련 서적들이 더 많이 팔릴까. 아마도 후자쪽이지 않을까. 최근에는 정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과 관련해서 투자쪽까지 포함한다면 아마도 출판되는 서적들을 따라가기에도 벅차지 않을까 싶다. 투자를 잘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그래서 투자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를 아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자 관련 서적들과 함께 거시 경제 환경을 설명하는 책들을 읽어 보고 있는 중이다.
금리와 환율. 참 중요한 요소다. 최근 물가 상승과 함께 다음번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대외환경의 변화에 함께 1,300원을 넘어버린 원/달러 환율에도 관심이 증대된 상황이고 말이다. 금리와 환율. 경제 변수들 중에서도 중요도가 매우 높은 두 변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도만큼 금리와 환율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 무지에 가까울 것 같다. 기사를 읽을 때에도 환율 상승, 평가 절하, 원화 가치 상승 등의 표현들이 항상 헷갈리는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기에 충분했다. 저자도 가끔 신문들에서 기사를 접해서 알고 있었던 차였다. 읽기 시작.
부제 중에 '경제가 쉬워지는 책'이라는 표현이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쉬운 책은 아니다. 금리와 환율에 대해서 더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나와 같은 초보들은 다른 책을 찾아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가장 먼저, 두서가 없다. 짜임새가 촘촘하지 못하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섞여 있는 모양새다. 금리와 환율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정리가 덜 되어 있는 느낌이다. 개념에 대한 부분들은 모으고, 다른 변수와 관계들을 또 따로 정리하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들을 조금 분류만 했었더라도 훨씬 더 머리에 잘 들어오는 집중력을 발휘했을 것 같다. 이야기가 한 곳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로 새어나가는 느낌이다. 산만함은 이해도를 떨어뜨린다.
또한, 챕터들마다 주제가 다르기에 분량이 일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챕터들의 길이가 고르지 못한 부분들도 아쉬웠다. 대부분의 책들은 훨씬 더 다양한 챕터들이지만, 길이가 전체적으로 비슷해서 읽는 데에 편하다. 이런 익숙함에서 벗어난 이 책은 그런면에서 시각적인 피곤함도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내용 부분에 수치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정확한 수치들의 등장은 정확함을 표현해 신뢰감을 준다. 하지만 비교 시점이 너무 제각각 이어서 정확해야 할 부분들이 확 와 닿지 않는다. 1998년 외환위기를 이야기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2000년 초반 닷컴 버블 때의 상황이 나오고, 또 다른 순간엔 2008년 금융 위기가 등장한다. 각각의 시점들에 금리와 환율이 명확하게 머리에 자리 잡히지 않은 독자라면, 비교되어 제시되는 숫자들이 머릿 속에서 어느 수준인지 불명확해진다. 이해가 멀어진 이야기는 지루하고 답답할 뿐이다. 내가 늘상 느끼고 있는 언어적인 혼란들도 일치되지 않은 표현들로 혼란을 가중하고 있고 말이다.
늘상 이야기 하는 말이지만, 내 이해력이 좋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서평들을 보면, 이해하기 쉬었다며 좋은 책이라고 올리신 분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이 책 어떤가요, 라고 묻는다면, 쉽게 추천을 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읽기 편하거나 쉬웠던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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