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 중에 출처까지 모두 알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솝 우화가 그럴 것이다. 이 이야기도 이솝 우화였었어? 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할 때면 반갑기도 했으니 말이다. 너무도 유명한 '이솝 이야기'가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에 한 권 이었다니...... 그 사실부터가 어쩌면 놀라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교훈적인 이야기들에 끌렸었다. 도대체 이 이야기에서 왜 이런 교훈을 알아차려야 하는 걸까, 싶은 난해한 이야기도 있었고,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이야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에서 전해지는, 짧은 이야기 속 교훈들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나쁘게 등장하는 동물들로 구분을 나누어 놓은 듯한 구성은, 자칫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즉, 나쁘게 등장하는 이리나 쥐 등의 동물들의 이야기가 이리편, 쥐편 등으로 편집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화집이기에 동물들에 빗대어 인간의 부조리함이라던가 모자란 부분들을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가끔은 특정 동물들이 나쁘게 비쳐지지는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들기도 했다. 물론 뒤에는 우화의 형식을 벗어나 인간의 우매한 부분들을 직접 이야기 하고는 있긴 하지만 말이다.
책이 비교적 얇은 편인 데다, 207편의 이야기들이 길지 않은 분량이어서 부담없이 시작했다. 원래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1권부터 읽어나가고 있는데, 앞서 리뷰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 다음 책(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이 두껍거나, 읽기에 부담스러워 아직 이어나가고 있지 못하던 차에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이제는 다시 제자리를 찾을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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