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잘 하지도 못하면서 수학이나 과학에 관심이 많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꿈이 과학자였고, 꽤 오래 그 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한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다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경제학에도 수학이 많이 쓰인다. 역시 잘 하지도 못하면서 수리경제학과 계량경제학 과목이 좋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최근, 아니 3년 내(기억이 가 닿는 시간적 거리가 그 쯤이다)에 수학과 관련된 책들을 5권은 넘게 샀던 것 같다. 김민형 교수님 책들로 시작한 기억이 난다. 그 중에 읽은 책은 수학과 관련된 책은 아니었지만, 좋았던 기억으로 정말 수학과 관련된 교수님의 책들을 2권 정도 더 샀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처럼, 뭔가 기존의 수학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것만 같은 책들이 내가 구입한 수학 관련 책들의 대부분일 것이다.
나이를 먹은 것인지, 이해력이 원래부터 안 좋았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이해를 잘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다만 수학만 그런 것이 아니고, 책을 읽을 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책들에 손이 자꾸 가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꼼수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서 가졌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내 이해력이 낮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읽다 보면 저절로 개념이 잡히는 놀라운 이야기'라는 부제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처음에는 점으로 시작해, 선, 면으로 이어지며 도형에 관한 수학적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나름의 흐름을 갖고 있음에도 읽는 내내 흐름이나 체계가 머리에 그려지지 않았다. 논리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흐름이 끊어지면 논리는 무너지고 수학적 개념이 머리에 잡히지 않는 것 같다. 나름의 흐름과 체계가 있음에도 읽는 내내 연결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야기 형식의 진행 방식도 나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책 표지의 그림을 비롯해서 제목에서 느껴지는 독자 대상을 생각하면, 수학 이야기의 다른 전개가 독자 대상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다. 수학 이야기를 사회나 관계, 인생 등과 연결지을 수 있겠지만, 그 이야기가 등장할 성격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리뷰를 쓰러 와서 보니 시리즈로 출판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우선은 당분간 내가 갖고 있는 다른 수학 관련 책들을 먼저 더 읽어볼 생각이다.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 수학 관련 책들을 구입하고, 읽는 이유는 수학을 잘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관련 서적들만 본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조금은 내가 더 이해하는 부분들이 확장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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