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Essay

<디아스포라 기행>, 서경식

green_rain 2024. 1.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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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분을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미 사둔 책이 한 권 있긴 했는데,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최근 부고 소식과 함께 신간이 나왔다. 그 책을 주문해 둔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다. 재일 조선인들에 관한 책을 예전에 한 번 보면서 알 수 없는 생각들을 갖긴 했었다. 그럼에도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거나, 금방 잊어버렸던 것은 나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모든 사회 현상에서 가장 무서운 생각일텐데 말이다.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고 알게 되었다. 제목과 내용이 기행문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이 책은 부제에서 말하고 있듯이, '추방'당한 자들의 이야기 이다. 그 중에는 저자분과 같은 재일 조선인들도 있고, 난민, 유대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기행을 하는 곳에서 만나게 되는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향수(鄕愁)'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책을 읽는 내내 '향수'는 '디아스포라'의 어느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단어일 뿐이었다. '디아스포라'는 내가 평생동안 결코 다 알 수 없을 거대한 관념 같았다. 특히나 자발적이지 않은, 강제적인 '추방'이라는 단어와 합쳐졌을 경우에는 말이다.

 

  책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과거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해지지 않은 많은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들이 남아 있을 것이고, 현재도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일 것이다. 역사와 예술들은 잘못된 일들을 반복하지 않게하는 기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잘못된 역사도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 잘못된 역사의 반복 속에서 웃는 자들은 소수이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우리는 현재 '디아스포라'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영원히 아닐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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