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무슨 날이 많다. 어제는 화이트데이 였고 말이다.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무슨 데이들 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은 아니지만(나도 몰랐다), 그 날에 맞춰 인터넷 서점들에서 여성이나 페미니즘 등과 관련된 책들을 추천해주곤 한다. 소개되는 책들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문학의 우리나라 고전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댁'이나 '~어미' 등과 같이 우리네 어머님들에 대한 별칭을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덴동'이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 봤다. 덴동어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그 뜻을 알게 되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슬픔이 담긴 별칭이기에 그 또한 가슴이 아팠다.
여성과 관련된, 혹은 젠더와 관련된 문제들이 최근 들어서 불거진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현재를 살아가다 보니, 지금 내게 급박하게 닥친 일들을 하루 하루 해결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서 직접 와닿지 않는 문제들에게까지 신경을 쏟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앞을 보면,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살아가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정도로 보이는 시대의 부인들의 삶이 표현된 가사 문학 작품이다. 요즘의 시가 잘 읽히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던 차에, 운율감이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우선은 읽기에 너무 좋았다. 내용은 1년에 한번 화전놀이가 허용된 부인들의 화전 놀이에 대한 것이다. 그 안에서 청춘 과부에게 덴동어미가 자신의 기구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덴동어미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그 시대의 상도 엿볼 수 있었으며, 당대의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이야기가 구분지어져 있으며, 그 사이 사이 편역자가 해설을 붙여 두었다. 해설 없이도 읽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해설과 함께 하면 더욱 풍성하게 이야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책의 시대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직은 불안정한 느낌이다. 각자의 생각들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그 차이가 나이, 성별 혹은 어떤 가치관애서 비롯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더 나은 방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은 우리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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