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시작은 이 시집을 선택한 이유. 시집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무래도 제목이다. 제목에서 어떤 끌림이 느껴지면 선택을 하게 된다. 선택을 했다고 해서 바로 읽는 것은 아니다. 시집은 항상 두려움이 전제가 되는데, 무엇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산문, 다른 사회과학 책들이 잘 읽힐 정도로 쉬운 것도 아니지만, 뭔가 이해하는 측면에서, 이게 뭔 소리야, 하는 부분들이 시만큼 많은 영역도 없을 것 같다. 시는 공감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은데, 우선 무슨 말인지 알아야 공감을 할 것이 아닌가.
여튼 이 책도 제목에 끌렸다. 가끔 꿈속에서 나도 운다. 그 경험에서 오는 이 시집의 제목에의 공감. 그것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나처럼 꿈속에서 우는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갖고 있을까. 꿈을 자주 많이 꾸는 편이지만, 깨고 나면 그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설령 아주 조금 기억을 한다 해도 그 꿈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우는 꿈들은 다르다. 꿈속에서 울면 실제로도 운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지하며 꿈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어떤 꿈인지도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시집의 제목과 동일 제목의 시를 읽었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냥 제목만 내 경험적인 느낌을 끌어냈을 뿐이다. 그렇다고 시집 전체가 안 좋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시집들을 읽고 남긴 기록을 봐도 내가 시집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를 내릴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 시집은 다른 시집들과 다르게 비교적 시어들이 서사적이다. 지금까지의 시집들에서 서사적인 느낌을 받기가 어려웠는데, 그 시집을 읽기가 힘들었던 이유를 서사에 두었더랬다. 그런데 비교적 서사적이었던 이 시집도 내게는 어려웠던 것을 보면, 시집을 읽기가 어려웠던 이유가 서사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올 해는 시집을 꾸준히 읽어보려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끌리는 제목들의 시집들이 많다. 꾸준히 읽다 보면, 내게 맞는, 내가 읽을 수 있는 시집들과 만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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