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뜻모를 자신감이 뿜뿜하던 석사시절이 있었다. 석사시절을 지나오면서 계량경제학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다. 논문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경제 모형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경제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박사 과정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석사시절에 내가 아는 것은 아주 미미할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요하게 생각되던 부분들의 중요도도 크게 떨어졌다.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데는 분석 능력보다는 해석(설명) 능력이 더 중요함도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런면에서 경제사는 학부나 이후의 경제학 과정에서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는 아니다. 처음 읽었던 홍춘욱님의 책이 재밌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역사적이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어렵고 지겨울 수도 있지만, 옛날 이야기 듣듯 재미있을 수도 있다. 설민석님이나 최태성님의 책들이 유명한 이유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책은 최근의 경제 동향에서 중요한 주제들을 역사적 관점을 토대로 설명한 경제 설명서이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추세를 읽는 힘이다. 하루 하루 큰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경제의 요소들은 일정한 흐름이나 사이클을 갖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주도하는 이슈들에 대한 설명을 경제사 혹은 역사적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글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이유는 저자의 능력이기도 하고 설명도 간결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다른 이야기들로 글이 길어질 수가 있는데, 글이 길어지면 지루해지기 쉽상이다. 예전에 언론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저자를 보았는데, 질문에 답하는 부분들 역시 사족없이 질문에 맞는 대답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기억이 있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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