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향을 살펴보고 여러가지 경제 모형들로 예측을 해 보는 일이 재밌다. 경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소규모 개방 경제의 우리나라는 무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교역국의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경제지표를 보는 일은 중요하다.
경제 지표는 무수히 많다. 우리나라만 해도, GDP, 산업 생산, 소매 판매, 설비 및 건설 투자, 물가, 노동, 금융 등 관련 지표들이 넘쳐난다. 각 분야에서도 세부적으로 살펴 볼 지표들이 무수히 가지를 뻗어 나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수출품을 많이 수입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들도 살펴 보아야 한다. 그 지표들만 확인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다. 동향은 속도가 관건인데 말이다. 자료의 주기가 한 달이라면 시간적 여유가 조금은 있다. 그런데 환율이나 금리 등 금융 관련 지표들은 대게 일별 자료이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관련 지표들은 어떻게 찾는다 해도 그 지표들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야 진정으로 지표를 읽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달 혹은 어제와 비교해서 왜 오르거나 떨어졌는지, 그 이유가 의미하는 바는 또 어떤 것인지 등등을 확인해야 동향을 파악하고 미래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해가 되었다고 해도 예측은 빗나가기 일쑤다. 지표를 읽는 힘은 예측이 맞을 확률을 높여줄 뿐이지 100%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경제 지표들을 설명하는 좋은 책이다. 경제 동향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실제로 유료가 아닌 무료의 데이터들로, 안내되는 사이트들을 찾아 들어가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미국, 중국, 유로존, 한국의 네 나라를 말이다. 의도가 좋고, 처음 경제 동향 및 데이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좋은 점들에 비해 아쉬운 점들도 있다. 우선 지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단순히 지표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을 설명하거나,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지표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오탈자도 눈에 띈다. 지표를 설명하는 책이다. 작은 오탈자가 의미를 잘못 전달할 수 있다. 우선 영문명이 제 각각이다. 예를 들어, 물가를 지칭할 때, 어느 지표는 Price를 어느 지표는 Prices를 사용한다. 그리고 지표의 해석도 반대인 경우가 있다. 지표가 기준을 넘었을 때 좋고, 나쁜 해석에 대한 결과가 반대로 서술된 부분들도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는 데이터 출처에 대한 부분이다. 대부분 지표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출처가 아닌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 홈페이지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GDP는 한국은행에 발표한다. 출처를 따라가면 한국은행 홈페이지가 나온다. 실제로 GDP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한국은행에서 제공하는 ECOS라는 곳이다. 물론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도 ECOS에 연결되고, ECOS에서 GDP 데이터를 찾아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초보들에게는 해당 데이터를 찾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데이터 페이지에서도 설명하는 데이터와 내가 찾은 데이터가 일치하는 자료인지 확신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설명하는 지표의 데이터를 바로 볼 수 있는 데이터 사이트의 주소가 제공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무수히 많은 경제 데이터들이 있다. 그들을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그때 그때 필요한 데이터들을 이용해 경제 이벤트들을 설명할 수 있도록, 지표들을 이해하고 설명해주는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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