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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green_rain 2018. 4. 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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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표지 디자인이 멋졌다. 마치 국가의 사기에 대해서 뭔가 고발할 듯한 분위기였다. <88만원 세대>이후 우석훈님의 고정 독자라고 해야 하나, 여튼 팬이 되었다. 최근 육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도 그렇지만, 많은 부분들에서 우석훈님의 생각에 공감을 하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 다루어졌던 부분들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국민이기에 국가에서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국민이 모여 국가를 만들어 나가야지, 국가에 국민이 맞춰지는 것은 이상한 것 아니겠는가?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오늘은 1심 선고가 있는 날이다. 탄핵이 발표되는 날도 긴장하며 TV를 지켜봤었다. 혹시, 설마하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날은 누구라도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결과는 다행이었다.

  대통령의 탄핵 이후가 궁금했었다. 이제 그 날 이후로 1년여의 시간이 지나간다. 그날을 분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 잘은 모르겠다. 대통령이 한번 바뀐다고 세상이 휙휙 바뀌었다면, 벌써 세상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뭔가가 휙휙 하고 바뀌어서 예전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건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무엇이 바뀌었으면 좋을지를 정하는 것이 더 우선일듯 싶다. 무엇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그 무엇도 없이, 막연히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잘못된 일일 것이다.

  이 책에는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그 무엇이 적혀있다. 다단계와 금융 및 신용 제도, 공기업과 공무원들의 클랜 현상, 토건 문화, 교육제도, 자원외교, 분양제도, 버스 준공영제 등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국가의 성장 저해 요인이기도 하지만, 세금이 사용되기에 개인의 문제일수도 있다.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갖고 있어 세금을 안 낼 수는 없다. 이왕 내는 세금이라면,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곳에 사용되기를 희망한다. 

   클랜과 분양제도에 관한 부분을 특히 더 관심을 갖고 보았다. 직장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세종시에 자리를 잡았다. 생전 처음 분양을 받았다. 새집에 들어간다는 설렘으로 새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충격이란... 내가 모델하우스에서 보았던 그 집과 이 집이 이렇게 다른 집이었던가... 그 뒤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하자 보수와의 싸움. 내 집 장만의 기쁨은 분양 추첨에서 뽑힌 그 하루였을 것이다. 주택문제만큼이라도 국가의 사기가 멈춰지길 간절히 바란다.

  클랜현상에 나의 경우를 더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새 정부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책 적용과 관련해서 억울한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외 조항을 만들어 억울한 경우가 없게 만든 것까지는 좋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면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민원을 넣을 수도 있고, 제안을 할 수도 있다. 여러 방법들을 통해서, 정책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엉뚱한 답변 혹은 다음 정책에 고려하겠다는 내용뿐이다. 이런 형식적인 답변을 듣자고 시간내서 민원 내고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들도 바쁜거 안다. 그래도 이런 소통 창구를 마련했으면, 운영도 신경을 써야 할 것 아닌가. 답변을 주는 공무원이 무슨 힘이 있어서 내가 낸 의견에 된다 안된다 말을 하겠는가. 그러면 민원인이 더 취할 수 있는 상급 행위에 대한 안내라도 있었어야 한다. 기자가 기사라도 써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국회의원이라도 되어야 하는 것인가. 민원과 제안도 권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예전에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인 없는 것들이다. 매월 그렇게 꼬박꼬박 걷어가는 세금들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말이다. 국가의 사기가 없을 수는 없다고 한다. 그 사기들로 인해서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요즘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제 막 말을 배워가는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다. 교육비와 주거비로 나와 아내도 아이를 낳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적어도 내 아이는 주거나 교육에 대한 걱정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를 우리 나라에서 낳은 것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국가가 우리 나라이길 바래본다. 국가의 사기가 줄어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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