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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투쟁 - '오마이뉴스' 표절 사건에 대한 140일간의 투쟁 기록>, 정태현

green_rain 2018. 7.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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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읽으면서 저자가 처한 상황에 공감을 했고, 함께 분개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 많은 부분들이 달랐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을 것들이다. '오마이뉴스'를 좋아했었다. 진보와 보수를 구분짓기는 싫었다. 둘 중에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나는 약간 진보 쪽으로 기울것 같긴 하지만, 내가 보수적인 측면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끼기도 한다. '오마이뉴스'를 진보라고 생각해서 좋아했었던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한겨레'나 '경향신문'을 진보라고 해서 좋아한 것도 아니다. 조중동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을 종합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N포털을 이용하면서도 D포털을 함께 이용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던 것들과는 다른 모습들이었다. 꼰대. 나이를 먹으며 나는 꼰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요즘 문득 문득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경우가 늘었다. 내가 좋아하던 그들도 나이를 먹으며 꼰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부제에 잘 나타나 있다. 제목은 부제의 축약이고 말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표절하여 기사화한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140일간 투쟁을 하였고, 이 책은 그 투쟁의 기록이다. 개인이 언론사를 상대로 한 처절한 투쟁이며, 강자가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쿨하지 못하게 어떻게 약자를 상대하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처절한 투쟁속에서 저자는 유머를 잃지 않으려 하지만, 상황을 이어가는 글은 웃프기만 하다. 이 책이 픽션이면 어땠을까, 마음 놓고 웃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설사 소설이라고 해도 마음 놓고 웃지만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소설이 아니다. 사실이고, 현실이다. 웃픈 세상을 살아 가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현실을 알았을까. 서울에 살 때는 광화문에 있는 K문고에 자주 갔었다.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을 본 것 같기도 하고, 보지 못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솔직할 것 같다. 그들은 거기에 늘 있었지만, 나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저자 역시 본인이 1인 시위를 하기 전까지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못했었다고 한다. 내가 그렇고, 우리가 그럴 것이다. 내 일이 아니니까, 나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남의 억울함을 들어줄 여유 같은 것은 사치같다고 느끼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설사 내가 그들의 일에 관심을 갖는다 해도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지금 나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인생학교 : 세상 -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을 읽고 있다.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시작을 해 볼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우선 바꿀 필요가 있다. 오마이뉴스가 그렇고, K사와 D포털이 그렇다. 그들이 거대해지는데 내가 무언가를 했다면, 무언가를 접을 필요가 있다. 1인 시위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관심이라면, 그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다. 그들을 통해 내가 갖고 있었던 생각들이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편견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적어도 나의 변화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은 아주 조금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할 경우가 있다면, 무조건 이 책을 권할 것이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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