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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사회 -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충동인류의 미래>, 폴 로버츠

green_rain 2018. 10. 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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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이끌려 구입하는 책들이 있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였다. 페이스북에 카드뉴스 형태로 광고가 된 적이 있었다. 충동구매에 대한 광고였는데, 이 책이 그런 내용인줄 알았다. 원제도 "The Impulse Society"였다. 관심이 일었고, 바로 구매해서 읽었다. 그런데 도입부분부터 만만치 않았다.

  우선 글이 너무 길다. 글자만 빡빡한 책들이 모두 지루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문체와 내용으로 재미를 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재미는 없다. 그래서 답답하고 지루하다. 흔한 도표나 그림 같은 것들도 없다. 그래서 쉬어갈 틈도 없다. 개인적으로 설명을 문장 중간에 '괄호()'로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너무 많이, 자주 괄호를 이용한다. 저자의 문투인지, 역자의 번역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역시 흐름을 끊는 것은 똑같다.

  내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가 근시안적인 삶을 살아가며 세상을 척박하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더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질문들을 가져야 하며, 그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지, 또 그러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내용들 측면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사회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한정되어 있다. 저자가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었겠지만, 인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설명을 마치 미국이 전세계를 대표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적 특징 등에 대한 배경이 없다면 이 책의 내용은 더욱더 지루해질 뿐이다. 

  그렇다고 전혀 지루함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 현상에 대한 내용들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불러 온다. 미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설명 부분이나, 부동산 관련 내용들, 그리고 경제 이론에 대한 해석 부분들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점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된 아담 스미스의 이론에 대한 해석 부분이나, GDP의 활용에 대한 내용들은 현재에도 진행되는 질문들에 대한 내용들이어서 재밌게 읽었던 부분들이다.

  제목만 보면 나에게 어울리는 책이었다. 나는 미래보다는 현재에 더 가중치를 높여 가치를 부여한다. 미래의 소비를 위해 저축을 하기 보다는 현재의 소비에서 오는 만족도가 더 크다는 것이다. 책 제목에 딱 부합하는 삶이랄까. 그래서 더 이 책에 끌렸고, 매력을 가졌었는지도 모르겠다. 읽고 나서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이다. 저자가 주장하며 설명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사회를 설명하고 해석하는 것들이 나와는 맞지 않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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