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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페미야?>, 강준만

by green_rain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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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나는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아직은 말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고 페미니즘을 알기 원한다. 알아야 좋아하든지 싫어하든지 호불호도 생길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페미니즘 관련 책들은(많이 읽어 보지도 못했지만) 대부분 어려웠다. 여전히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볼 때,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책은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경제학자 중 한 분인 우석훈님의 <슬기로운 좌파생활>에서 이 책 제목이 등장했었다(이 한 문장으로 나를 좌측으로 몰고 갈지도 모르겠지만, 우석훈님의 경제적 관심과 나의 경제 분야 관심은 다르다). 이 책 제목의 문장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놀라움이란... 당황스러웠고 무서웠다. 제목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이 책은 제목과 다르게 페미니즘보다는 정치에 대한 책이며, 그것도 한 쪽의 정치 성향에 대한 책이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은 아니다.

  책이 전반적으로 나와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나처럼 제목에 혹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페미니즘에 대한 설명을 먼저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야기를 위해 많은 자료들을 인용했지만 인용에만 그친 느낌이며, 그마저도 한쪽면만을 본 기분이다. 내용은 끝으로 갈수록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지고 정치 이야기만 남는다. 갈등하는 두 집단이 오해를 하고 있다면, 어떤 오해인지 설명을 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내가 못 알아 들은건지... 설명이 친절하지는 않다. '공감'(머리말)으로 시작하여 '소통'을 주장하지만, 직접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되지 않는다. 적절한 공감과 대립되는 집단들 사이에 소통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소통까지 이끌것인지, 그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읽으면서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다. 소통이 필요하다고 하는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 다른 글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반론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대립각을 세우는 의견들이 건강하게 부딪히는 자리가 토론 자리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소통이고 말이다. 건강하지 못한 토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자격을 이야기하면서 토론 자리에 조차 나가지 않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소통을 단절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에 관한 책이 아니었나? 그래, 부제인 '갈등'에 관한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을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이 책은 '소통'을 통한 해소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느낌니다. 지역의 쇼핑몰에 대한 정치 성향 부분이나 노령 인구의 취업률 부분에서도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한 측면만을 부각시키며 잘잘못을 따지는 듯하다. 앞쪽에서 페미니즘 이야기할 때 통계의 한 부분만을 언급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좋은 말도 좋은 표현으로 할 때 와 닿는 것이다. 한류의 업적에 팬덤 형성이 큰 몫을 해 온 것이 당연한데, 이를 '빠순이'로 비하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말하면서 여전히 비하의 표현을 당연시 사용한다.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인 것일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다. 저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찾아 보았으나, 낯선 분이 맞았다. 처음 접하는 작가분이었다. 무수히 많은 저작물을 갖고 계셨지만, 이 책이 처음이었다. 저자분의 의견들을 본인의 생각에 맞게 서술하셨겠지만, 나와의 공감대는 형성되지 못한것 같다. 이유야 많겠지만, 서두에 말했듯이 여전히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한 갈등에 대한 정도와 해결방안 등에 대해서도 나만의 기준이 있고, 그것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우선은 내가 더 배워야 할 것이고,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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