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上)권에 이어지는 하(下)권이다. 본격적으로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반정으로 왕권을 차지한 인조는 이괄의 난과 같은 내부의 문제부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외세 침략까지 많은 시련을 겪은 왕이었다. 역사적 사실에 둔 팩션도 많은 부분 작용했겠지만, 왕이라는 위치에서 보여준 인조의 삶이 조금은 답답해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누군가와 협업을 하면서 거의 늘 을의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늘 나의 어려움이 1차원적이다. 갑의 위치에서도 어려움은 있을 것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가 우선인 것이다. 그럼에도 인조의 모습에서 올바른 위정자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회사에서도 정치는 존재한다. 드라마(최근에 <협상의 기술>이라는 드라마도 그렇다)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사내 정치까지는 아니겠지만, 부쩍 요즘은 우리 회사에서도 정치적인 부분들이 많이 느껴진다.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성이 떨어지는 나다. 싫은 것들은 바로 표정으로 들어난다. 생각과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첫 직장은 나와 맞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술을 좋아함에도, 술 마시는 그 회사의 분위기도 싫었다. 그렇게 정치적인 부분들이 덜한 지금 회사에 꽤 오래도록 다니는 중이다. 여기는 좀 덜하다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여기 저기서 사내 정치가 느껴진다. 상사들이 그런 정치적인 부분들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싶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어디든 자기의 영달이 최고인 사람들은 존재하고, 자기에게 잘하는 사람들은 능력과 상관없이 내치기 어려운가 보다. 어딜 가든 다 비슷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이기심과 이타심, 개인주의에 대해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 이타심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가끔 마주치는 이기적인 모습들에 조금은 오지랖을 떨어보기도 한다. 이기심의 발현은 누군가에게 피해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문유석 작가님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재밌게 읽었었다. 내용 중에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이 생각났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회사생활을 둘어보게 되고, 개인주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타심의 발현까지는 나도 하기 어렵겠지만,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해 볼만 할 것 같았다.
병자호란 이후 청으로 끌려갔던 소현세자 부분을 보면서 드는 생각도 있었다. 소현세자가 인조의 뒤를 이었다면, 조선은 조금 더 빨리 변화했을까. 영화 <2009 로스트 메로리즈>(안중근의 시대보다 더 앞선 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해 보았다)처럼, 소현세자 시대로 돌아가 소현이 왕이 되었더라면 우리나라는 어떤 길을 걷게 되었을까. 역시 가설이고, 이미 지나간 일일뿐이다. 그런데도 요즘의 상황들을 보면 어지럽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활만 조금 편리해 졌을 뿐,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소현세자에 대한 가정도 필요없어 보인다. 나는,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변화하는 것일까.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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