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아주 오래전에 <대항해시대>라는 책을 사두었다. 너무도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소위 '벽돌책'이라 불리는 수준의 두께를 자랑하는 책은 쉽게 펼쳐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 책을 계기로 저자를 알게 되었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비교적 얇은(<대항해시대>와 비교했을 때) 책이고 저자와의 첫 만남이기에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일간지에 꽤 오래 연재하던 글들을 모아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라는 책이 나왔고, 이 책은 그 책의 프리퀄이라고 한다. 연재 소설과 달리, 역사 이야기를 잘 이어지게 연재하기는 힘든 것 같다. 같은 시간대에 유럽 국가들의 사정들이 모두 같지 않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야기들이 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연재된 글들을 모으면서 다시 분류하고 이야기도 덧대여 졌겠지만, 읽는 내내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다섯 개의 파트로 큰 단락을 지어 그 안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넣었지만, 묘하게 뭔가 어긋나 보이는 것은 개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범위가 너무 방대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중세라는 시간적 범위, 유럽이라는 공간적 범위, 이야기라는 분야의 범위... <난처한> 시리즈가 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시리즈인데, 미술과 음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양정무 선생님의 <난처한 미술이야기>가 자꾸만 생각났다. 이 책도 범위가 좀 한정되어 어느 시점 혹은 어느 국가들, 한 분야의 이야기에 집중이 되었더라면 조금은 산만함이 덜 했을까.
처음 만난 주경철 작가님의 책에 대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 수 있다. 그렇다고 꼭 읽어 볼 책 목록의 상위에 랭크한 <대항해시대>의 순위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에는 지도가 나온다. '대항해시대'를 연 이 지도의 등장은 이 책이 <대항해시대>의 프리퀄 역할도 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곧 조만간 <대항해시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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