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Essay

<인생학교: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로먼 크르즈나릭

green_rain 2018. 1. 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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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학교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일'과 관련된 주제의 책이다. 부제는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앞서 읽었던 책들에서 이야기했듯이 그저그런 철학적 담론들이 제시될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제시되어 있었다. 누구나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누구라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가 중요한 것이다. 인생학교라는 시리즈의 책들을 구매한 것은 우선 알랭 드 보통이라는 좋아하는 작가가 '섹스'라는 담론에 대해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리즈의 모든 책들에 'how to'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어떻게'가 중요한 거야.


  이 책은 직업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며, 우리가 왜 일에서 만족감을 덜 받는지에 대한 것들이 제시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결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가 일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그 다섯 가지는 '돈', '지위', '기여', '열정', '재능'이다. 직업 선택에는 이러한 것들을 따져 보아야 하며, 일에서 충만함을 찾지 못한다면, 다섯 가지 중에서 결여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적절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는 것이다. 위 다섯가지 이유 중 '돈' 때문에 현재의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은 무엇일까? '돈이 얼마 정도가 되어야 만족하는 일이겠는가?'가 적절한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떠한 직업들이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이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이어가다 보면, 범위는 제시하는 질문들에 가까운 답으로 근접할 것이다. 질문이 해답을 끌어내는 과정이다.

  나와 같은 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매년 두 번씩 업무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내가 현재 일하는 곳은 연구원이다. 각자가 연구하는 분야와 방법은 다르겠지만, 크게 보면 연구라는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평가는 다르다. 내 평가가 매년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평가 시스템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내 평가의 총점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내가 받은 점수가 평균 이하라면 그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납득을 하든 못 하든 그건 평가를 받은 내 몫이다. 이유를 알려줘야 하는 것이 조직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너는 손이 남들보다 작아서'라는 이유라도 말이다.

  책을 읽으면 답답할 때가 많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늘 '어떻게'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뭔데, 라는 말을 마음에 품을 때가 많다. 그런 책들은 본인들도 어떻게 그렇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아니면 방법까지 알려주면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영업 비밀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방법들이 세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꼼꼼하게 말이다. 그 방법들이나 이유들이 '너는 손이 남들보다 작아서'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을 찾는 방법들과 일에서 충만감을 덜 느끼는 이유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들의 몫이다. 그래도 난 이 책의 방법과 이유들이 적어도 시시한 이유들보다는 현명하고 적절하게 '일'에 대한 담론들을 제시했다고 생가한다. 훌륭한 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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