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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의 두번째 책이다. 뭐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두번째로 '돈'에 관한 주제의 책을 잡았다. 이유는 '돈'에 관심이 많으니까, 정도겠다. 저자는 말한다. 돈 '문제'와 돈 '걱정'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내가 요즘 '돈'이라는 것에 관심을 예전보다 많이 갖고 있다면, 그것을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돈과 관련된 '문제'보다는 '걱정'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부제가 '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이다.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한 해답이 제시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원하는 해답은 제시되어 있지 않은 책이다. 그래도 확실해진 것은 내가 확실히 예전보다 '돈'에 관심이 많다는 것과 그 관심이 돈과 관련된 '문제'보다는 '걱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난 왜 이렇게 변화했을까? 즉, 왜 예전보다 돈 '걱정'이 많아진 것일까?
과거를 돌아본다. 풍족한 가정은 아니었다. 농촌에서 태어났으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로 흘러들었다. 농촌에서 여유로운 가정은, 도시에서는 평균 조금 아래의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유한 어린시절은 아니었다. 학창시절에 내게는 없지만, 남들은 가지고 있었던 것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소위 메이커라 불리는 옷들을 입고 싶기도 했었고, 비싼 운동화와 가방, 자전거 등을 갖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것들을 갖지 못해서 ̂이 비참하다거나, 부러운 것들을 가진 친구들이 미운 것도 아니었다. 그런대로 내 삶에 만족하며 지냈고, 그렇게 자랐다.
대학교도 다녔고, 대학원도 나왔다. 학비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해결했지만, 부모님의 도움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방학동안 페이가 쎈 노동을 통해 학비를 충당했고, 학기중에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여전히 펑펑 쓸 정도의 여유로움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예산 제약 하에서 최적을 효용을 누리며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졸업을 하고서 월급을 받는 생활이 시작됐다. 매월 꼬박꼬박 들어 오는 돈은 소비의 패턴을 바꾸었다. 소비의 규모가 커지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래도 항상 예산 제약 안에서 이루어졌다. 언제나 거기까지 였다. 돈 '걱정'은 없었다.
현재의 직장에서 아내를 만났고, 가정을 이루었다. 집이 필요했다. 아이가 태어났다. 더 많은 것들이 필요했다. 나의 욕구에 가족들의 필요들도 생겨났다. 소비의 종류와 규모가 커지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했다. 나의 예산제약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다. 제약은 이상적인 선일뿐, 현실의 소비는 언제나 그 선을 넘어서 있다.
'걱정'은 욕심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욕구와 욕심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필요와 욕구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저자가 돈 '걱정'을 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들은 많지 않다. 결국 내 행동은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현실속에서 돈 '걱정'은 늘어갈 것이다. 저자가 바라는 이성적이며, 이상적인 제안들은 현실 속에서 녹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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