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는 로망의 실현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었다. 유홍준 교수님이 오랜시간 갖고 있었던 로망이 실현된 책이라고나 할까. 1권부터 시작된 로망의 발현이 2권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실현된 느낌이랄까? 읽으면서 중국의 문화와 그 유물들, 관련된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또한 남아있는 나의 로망들, 비록 답사까지는 아닌 그냥 여행일지 모를 그 로망들을 다시 상기해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막고굴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많은 굴들은 애당초 모두 볼 수 없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에는 안내자가 정한 일부의 굴들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해서 겨울에 특굴 및 보고 싶었던 굴들을 다시 보기 위해 막고굴 답사를 한번 더 갔다. 2번에 걸쳐 이루어진 막고굴 답사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나게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나게 읽은 부분이 돈황의 도보자와 수호자에 관한 2부의 이야기였다. 돈황의 유물들이 발견된 배경과 그 유물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게된 이야기, 그리고 남아 있는 유물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이야기가 2부에서 전해진다. 어찌보면 답사와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옛날 이야기들을 듣듯 재미나게 읽었다. 단순히 옛날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의 시사점을 고려할 때, 재미를 떠나 더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서 의미가 더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실크로드의 관문 지역 이야기가 나온다. 6대 석굴사원임을 자처하는 안서 유림굴과 서역의 관문인 옥문관, 양관 지역의 이야기로 2권의 이야기도 끝이 난다. 지역만큼이나 방대했던 한 편의 서사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1권과 2권에 소개된 지역과 유물들은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얼마만큼의 이야기일까? 유홍준 교수님의 로망과 그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이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영화나 드라마 대본같았던 가제본판은 멋에 비해 읽기가 불편했다. 1권에 비해 2권은 오탈자도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차례에만 있는 답사 일정표, 연표, 지도 등이 가제본판에는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 답사기에서 중요한 것들인데 말이다. 그래도 출간되기 전에 좋아하는 시리즈의 책을 미리 볼 수 있었다는 점, 처음 접한 멋진 가제본판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 아쉬운 부분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내용의 재미 등은 이 책이 가진 장점들이다. 끝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준 출판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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