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Parenting

<내 어머니 이야기 1>, 김은성

green_rain 2019. 8. 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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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라는 단어와 '어머니'라는 단어의 차이는 뭘까. 뭔가 느낌이 다르긴 한데, 말이나 글로 그 차이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뭔가 더 아련한 느낌이 드는 건 '어머니'라는 단어다. 개인적인 느낌인데, 나이 들어 철이 들면서 사용해서 그런걸까. 돌이켜보면 참 철없이 살았던것 같다. 나밖에 몰랐던 것 같기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철이 좀 들더라'와 같은 느낌이 아니다. 결혼하면서 분가를 했다. 한 집에서 부모님과 같이 지낼 때는 잘 모른다. 나와서 살다가 가끔 집에 가게 되면 바로 알게 된다. 바로 눈에 보인다. 부모님이 늙었다는 사실이, 현실이...... 그렇게 난 조금 철이 들었던 것 같다.

 

  한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책이었나 보다. 왠만한 책 소개 안내 메일에서 다 이 책이 소개되기도 했었다. 소개보다는 제목이었다. 앞서 말했듯 '어머니'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와 박히고, 우리 어머니 모습이 가슴에 상을 맺게 한다. 어떤 이야기일까, 하며 책을 구매했다. 해야 할 일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그동안 읽고 있던 책들도 접었고, 정리했다. 왠만하면 한 번 펼친 책들을 오래 걸려도 다 읽었더랬는데, 이번엔 그냥 다 접었다. 해야 할 일들을 더 미룰 수는 없었다. 우선순위에서 독서가 밀려나긴 처음이었다. 그와중에 이 책은 구매했다.

 

  만화 형식이라 읽기 편하다. 어려운 내용도 없다. 정말 작가 어머니의 이야기다. 판화처럼 된 만화라서 옛날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요즘 보여지는 다채로운 그림 형식이 아니라서 좀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눈이 편하고 어지럽지 않다.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가 소재별로 이어진다. 시간 순서대로 이어지지만, 시간 순서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내용의 연결성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그래서 내용이 어지럽지도 않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가 북한 지방이어서 북한 사투리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옛 북한지역의 풍습들도 살펴볼 수 있다. 가족 이야기이다 보니, 감성적인 부분들도 적잖이 녹아 있다.

 

  작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었을 것이다.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어머니 이야기를 얼만큼 전해 들었을까. 가끔 가는 집에서 부모님의 옛 이야기를 안 듣진 않았을 것 같은데 기억이 없다. 그 이야기들을 귀담아 듣지 않거나 듣기 싫어 하지는 않았을까.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떤 삶을 살아 오셨을까. 35년을 한 집에서 같이 살아오면서, 나는 두 분의 삶을 어떻게 바라봤던 것일까. 내 아버지,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나는 쓸 수 있을까. 내 자식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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