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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2019, 겨울호)>, 창비 - 1. 인증샷

green_rain 2019. 12.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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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에서 <창작과 비평>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읽으며 공유하는 클러버를 모집했었다. 운이 좋았는지 클럽 회원이 되었다. <창작과 비평(2019)(겨울호)>를 받았다.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 매주 미션을 수행하며 이 글을 업데이트 하고자 한다. 첫 주 미션은 인증샷이다. 사진 속의 작은 명함은 클러버에게 제공되는 사은품이다

 

  책은 항상 앞에서부터 읽는 버릇이 있어서, '책머리에'를 제일 먼저 읽었다. 황정아님이 쓴 글이다. 그 글 중 일부를 옮겨 적어 본다.

 

'아무나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세상은 필경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그런 지경에 놓인 것은 아닐까. 아무나 아무 말이나 할 수 없던 시절에 진실을 향한 열망은 마치 주어진 설정처럼 마땅히 발생했고, 그때의 진실은 대개 권력이 은폐했으나 저기 어딘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진실은 위험하지만 단순한 문제였고 허위는 은밀하고도 강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발견되어야 하거나 실제로 수두룩하게 발견되는 것은 아무나 하는 아무 말 속에 그야말로 아무렇게나 섞인 허위처럼 보인다. 허위가 점령한 '드러냄'의 차원을 지평으로 삼으면 진실은 얼핏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너무나 공감이 가는 글이다. 누구의 말도 허위처럼 느껴지는 세상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은 아닐까. 아무말 대잔치가 펼쳐지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말로 말로 전해지며 진실이 허위로 바뀌는 것이, 그나마 조금은 덜한 것이 책이 아닐까. 처음 읽어보는 문예지이다. 벌써 186권이다. 늦었지만, 설렘을 갖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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