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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Essay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요>, 신한슬

by green_rain 202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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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운동을 좋아한다. 운동을 하면서 땀 흘리는 걸 좋아한다. 운동을 하고 심장 박동이 요동치는 느낌을 좋아한다. 운동을 하고 난 후 근육에 배기는 알이 주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데 참 운동을 하는 게 귀찮다. 육아를 핑계로 몇 달 째 그나마 점심시간동안 하던 운동도 쉬었다. 몸에 바로 이상 신호가 왔다. 우선 체력이 급속도록 떨어 졌다. 피곤은 더 쉬이 찾아 왔다. 면역력도 바닥을 쳤다. 처음으로 결막염에 걸려 보았다. 편도선도 자주 부었다. 감기 몸살을 앓았고, 12월과 1월 독감을 두 번이나 앓았다. 허리가 못 펼 정도로 아파 도수치료라는 것도 받아 보았다. 이래서 정말 죽겠다 싶어 이번주부터 다시 점심시간마다 운동을 시작했다.

 

  난 마른 편이다. 아니 말랐다. 그게 항상 컴플렉스 였다. 적게 먹는 편도 아니고, 가리는 음식도 없는 편이다. 주위에서 보면 신기하게 생각했다. 나처럼 마른 편은 아니지만, 아버지랑 형, 누나들 모두 마른 체형이다. 그러니 체질이라는 이유밖에 댈 게 없다. 말라서 약하다는 소리를 듣기가 싫었다. 운동을 잘하진 못해도 좋아하는 이유가 그거였다. 운동을 하면 조금이라도 살이 찌지 않을까, 하는 마음 말이다.

 

  이 책 제목에 끌린 이유도 비슷했다. 나와 같은 혹은 비슷한, 꼭 모두가 같은 이유가 아닌 이유로도 운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 같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오한 운동과 관련된 젠더 문화에 관한 책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여성이 겪게되는 문제점들이 나온다. 모든 내용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PT도 받아 봤고, 암벽등반을 배워 본 적이 있었고, 도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합기도도 배워 본 경험이 있다. 나 역시 남자이기에 배우는 과정에서 이렇다할 불편함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아니 같이 운동을 했던 여자분들의 불편함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본 적도 없었다.

 

  저자도 기자로 일하며 바닥난 체력과 건강에서 벗어나 생존을 위한 운동을 시작한다. PT를 받으면서 겪게되는 성차별적인 헬스산업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이 제시되어 있다. 본인이 경험하고, 저자 주위의 사람들이 겪은 직접적인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남성 중심의 남성 위주의 헬스 산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더 많은 여성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아무런 시선들을 의식하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사회로 변화되길 희망하고 있다. 나 역시 공감한다. 성차별이 아닌 성구별이 이루어진 전문적인 헬스 산업의 시스템이 자리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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