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에 참여하여 운 좋게 읽게(?) 된, 아니 보게 된 책이다.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무언가 치열한 심리전이 묘사될 오피스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제목만으로 해 봤다. 그건건 아니었다. 만화라는 소재를 한껏 활용할 수 있는 좀비물이었다. 영화든 만화든 좀비가 등장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도 공포장르를 싫어해서 안 본다. 무서운 것이 싫다. 좀비물은 공포보다는 덜 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동일하다.
이 책은 두 편의 만화로 이루어져 있다. 표제인 <승진까지 30초>와 회사 면접을 다룬 <WRONG ANSWER>. 앞 편이 좀비물이고, 뒤 편은 인간외의 존재가 등장한다. <승진까지 30초>는 3일동안 감사를 준비하던 회사에 좀비들이 들이닥치면서 회사를 지켜나가는 이야기다. 좀 더 스포하자면, 좀비를 물리친 실적으로 포상을 해주겠다는 내용인데, 감사를 준비하는 3일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왜 변했는지는 모른다. 후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WRONG ANSWER>는 면접이 소재가 된다는 측면에서 오피스물 성격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낙하산과 면접을 같이 보게된 한 남자와 면접관들. 그 면접관 중 한 명의 이야기이다. 더이상은 스포니까, 여기까지.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는 처음 접했다. 그래픽과 노블이 합쳐진 장르라고 생각했었다. 그 측면에서 보자면, 노블, 즉 이야기가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소설은 어찌되었든 이야기가 끌어가는 것인데, 이야기가 부족하면 전체적으로 빈약해질 수 밖에 없다.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결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서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전체 이야기들 중 어느 한 부분만을 보여준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맥락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뭔가 그림체에서 느껴지는 힘이랄까? 붓글씨로 쓴 글씨들을 좋아하는데, 먹물과 붓에서 느껴지는 거칠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느낌들을 이 책의 그림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캐릭터들이 한번에 기억되지 않아, 다시 한번씩 보게 되기도 했지만, 거친 느낌의 그림이 이 책의 글들과 내용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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