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은 지금도 물론 유명하지만 지금보다 더 크게 인기가 있었던 때가 있었다. 소유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열망이 실현된 후에는 그것들을 잃지 않기 위한 걱정 근심에 사로 잡히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부동산이 없었을 때는 갖고 싶은 열망이 해결되면 모든 고민과 근심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무엇이든 그토록 열망하던 것을 소유하게 되면, 소유한 이후부터는 소유와 관련된 또다른 고민과 걱정으로 더 빠르게 여유기 사라지게 된다.
부동산 시장만큼 경제 이론에서 벗어난 시장이 있을까. 그것도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정치적인 영향이 너무 많이 적용되어 가격은 정상적인 작용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듯하다. 조세의 중요한 요소가 효율성과 공평성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요즘은 행정의 단순성이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해 보인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부동산 관련 세금은 부동산시장을 더욱 교란하고 있으며, 거래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많은 비용을 부과함은 물론 거래 참여로 인한 불쾌함까지도 발생시키곤 한다.
워낙에 부동산 관련 세금 상담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많아 똑부러진 답변을 구하기가 쉽진 않지만, 그렇기에 세무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들이 있는게 아닌가. 그런데 그런 전문가들조차 상담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요즘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정부의 정책이 좋고 나쁨을 떠나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게 할 뿐이다. 수많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나의 경우도 이런 저런 상담들을 요청해 보았지만, 별다른 답변을 구하지 못해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래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통한 해법 탐구를 시작했다. 수시로 변하는 정책이기에 가장 최근에 발행된 책을 찾았고, 이 책을 만났다. 많은 케바케가 등장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비슷한 사례는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은 부동산 취득, 양도, 증여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부분들을 구분하여 잘 정리했다. 완전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금이 어떤 과정으로 부과되어 언제 발생하는지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그래서 가독성은 좋다. 다만 이미 정책들이 발표할 때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들이나 잘 정리된 블로그 내용 정도이다. 그래서 좀 아쉬웠다.
어떤 일이든 완전정복은 힘들 것이다. 기재부와 국세청의 답변이 다른 경우들도 종종 기사화 되는 요즘, 똑부러진 답변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준비는 해 두어야 한다. 알고는 있어야 걱정 근심이 좀 줄지 않겠는가. 요즘 같은 시기에 없는 것보다는 갖고서 걱정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아프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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