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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Essay 68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케이트 서머스케일

그래, 제목을 잘 봤어야 했다. 이 책은 사전이었다. '공포'와 '광기'라는 두 단어에 이끌려 서평단에 신청을 한 것이었는데... '사전'이라는 단어를 놓치고 말았다. 무언가 시선을 끈 단어가 어떤 생각들로 무수히 연결될 때가 있다. '공포'와 '광기'라는 단어가 그랬다. 두 단어 외에는 다른 것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책 내용이 별로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99가지 사례로 등장하는 '공포'와 '광기'에 대한 좋은 책이다. 다만, 내가 지레짐작으로 유추했었던 책이 아니었을 뿐이다. 제목의 두 단어만 보고서 이어졌었던 생각들은 요즘 시대의 '공포'와 '광기'에 대해서였다. 미래로 나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변해가지만, '공포'와 '광기'도 함께 변해왔다는 생각들이 자꾸 사고를 확장해 나갔다. 그래서 내가 생..

Books/Essay 2023.05.15

<지구를 쓰다가>, 최우리

제목만 봤을때는 당연히 '쓰다'가 'use'의 의미인줄 알았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하게, 지구를 인간이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불편한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인식이 머리 속에 있었던 듯 하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저 '쓰다'는 '사용'의 의미가 강했다. 리뷰를 작성하면서, 처음으로 책 표지를 보게 되었다. 아니 아마도 책을 받아서 가장 먼저 표지를 봤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이제서야 표지와 '쓰다'라는 글자가 보이는 것일까. '쓰다'를 'use'가 아닌 'wear'의 의미로 표지가 디자인 되어 있다. 게다가 지구는 웃는 얼굴이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맞다. 4월이 마무리되어 가는 요즘의 날씨는 하루 하루가 다르다. 며칠 전 더위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늘은 바람도 차고, 날..

Books/Essay 2023.04.26

<사는 마음>, 이다희

하니포터의 두번째 책이다. 한겨레출판에서 매월 출판하는 책들을 먼저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서평지원 활동단 이름이다. 많은 책들을 신청해서 읽고 싶은데,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는 한 달에 한 권이 적당한 것 같다. 다른 할 일이 많다. 이 책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글쎄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선택하는 책들을, 왜 골랐는지 짧게라도 좀 적어둬야 겠다. 책을 읽고 나서 꼭 뭐라도 남겨둬야지 하면서도, 그때 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들을 적어두지 않는다. 읽어 나가는 흐름이 끊기는게 싫다. 그리고 서평을 남기면서 생각나겠지, 하는 마음도 있는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물론 생각나는 느낌들도 있지만, 잊어버리는 생각과 느낌들..

Books/Essay 2023.03.06

<사랑해 2>, 허영만, 김세영

중고사이트에서 열 몇권의 책을 나눔받았다. 그 책들 사이에 1권과 2권도 함께 있었다. 꽤 긴 시리즈로 기억되는데, 왜 2권까지만 있었을까. 뒷 번호의 권들이 있었다면, 앞부분은 이미 공유되었거나 뭐 그랬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2권을 읽으며 생각이 들었다. 뭐 얻어 읽는데 중요한 사실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뒷 권만 있는 것보다는 앞권부터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1권에서 느껴지던 현실적인 공감대가 2권에 와서는 많이 사라지는 모습이다. 등장인물 간의 나이차에서 비롯되는 설정일지는 모르겠지만, 한량스럽고 약간의 남성적인 시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듯한 철수의 모습이 (현실적이었는지 모르지만), 같은 성별의 내게는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져 보였다. 부러움이 생긴 나머지 질투에 사로잡힌..

Books/Essay 2023.02.20

<아무튼, 현수동>, 장강명

장강명 작가를 좋아한다. 왜 그런지 이유를 딱히 찾아보진 않았는데, 그냥 처음 읽었던 라는 소설을 재밌게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설은 왜 재밌었을까. 그것도 딱히 생각해보진 않았다. 뭐든 이유를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런 피곤한 일에 발을 애시당초 들일 생각도 없다. 장금이가 말하지 않았던가.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 말했을 뿐이라고.". 재밌는 건 그냥 재밌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책을 읽고 있을까?' 현수동은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다. 작가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실존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도 모델로 삼은 지역들이 있고, 그 지역들에 대한 이야기가 현수동의 바탕이 되긴 한다. 그래도 전반적으..

Books/Essay 2023.02.17

<사랑해 1>,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오래도록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이다. 무엇보다 허영만 만화가를 좋아하는데, 장바구니를 채워두고 비우지 못한 데에는 아마도 그 영향이 컸을 것 같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만화가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며칠 전, 중고 사이트에서 책을 여러권 나눔해 주셨다. 그 책들 사이에 이 책도 있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음... 첫인상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뭐랄까... 그냥 실생활 이야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사랑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오히려 육아기의 부모님에 대한이야기랄까. 내게 아이들이 없었다면 공감이 좀 부족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것 같은... 너무도 실생활이 묻어나는 이야기 였달까...

Books/Essay 2023.02.16

<아무튼, 술집>, 김혜경

'아무튼' 시리즈를 알게 되고 끌리는 제목들을 읽어 보고 있다. 시작이 '술'이었으니, '술집'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작가도 다르고 엄연히 다른 책이건만, 뭔가 연결이 되는 느낌이 살짝 있었다. 지금까지 각각의 주제로, 이 시리즈가 50권을 넘어선듯 한데, 술과 술집 사이의 간격이 스무권 좀 넘은걸 감안해 보면, 조만간 '안주'와 같은 컨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 나의 바람 혹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분들 마다 스타일이 있는 걸 감안하면, 과는 글의 느낌이 다른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은데, 비슷한 컨텐츠라 그런지 자꾸 비교를 하게 되었다. 리뷰에서도 썼지만, 이 책은 보다는 에 가까운 느낌이다. 당연히 재미의..

Books/Essay 2022.12.20

<아무튼, 술>, 김혼비

음.. 나는 술꾼일까.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술꾼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모자란 느낌이다. 자칭으로도 '꾼'을 붙이기 힘든데, 타칭이라고 가능할까. 언제부터 술을 마셨을까. 이 책에서 등장하는 수능을 100일 앞두고 마시는 술도 마셔본 기억이 있는 걸 보면, 꽤나 일찍 시작을 했었던 것 같다(내 기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정말 정신없이 마셨던 것 같다.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사발식을 견디지 못하고 부모님께서 호출을 당하셨고, 그 이후로도 취하지 않은 날보다 취했던 날들이 더 많았던 20대였던 것 같다. 이 책은 '아무튼'으로 시작하는 시리즈이다. 이렇게 많은 분야의 시리즈로 출판이 되고 있는지 몰랐었다. 최근에 신간 알림으로 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잠'이 많은 나라서, '잠'을 좋아하는 나라..

Books/Essay 2022.12.06

<꿀단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꿀단지곰

제목을 보는 순간, 추억이 되살아 났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게임을 좋아했었던 것 같진 않다. 잘하지도 못했거니와 말이다. 그런데 오락실은 좋아 했던 것 같다. 처음 기억하는 오락실의 게임은 갤러그였다. 실제로 해 본 기억은 없지만, 내 기억이 확실하다면, 가장 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게임은 갤러그였다. 나 역시 저자와 세대가 비슷한 것 같은데,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다. 3학년이 시작되면서 서울로 이사를 왔는데, 대전과 서울은 참 많이도 달랐었다. 전학 온 학교에서 사귄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게임기를 처음 보았다. 재믹스로 기억에 남아 있는 그 게임기를 친구와 함께 가지고 놀던 기억은 강렬했다. 중학교에 들어 갔을 때, 부모님이 슈퍼패미컴을 사주셨다. 친구들과 게임팩을 바꿔가며 했었던 기억이 ..

Books/Essay 2022.11.26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리를 키우는 입장에서, 나에게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린이라기 보다는 영아나 유아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어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의 아이들이 대상이었다고나 할까. 아이들이 계속 아기들로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컸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에 대한 대상의 정의가 어찌되었든, 마음속으로 아직은 우리 아이들을 어린이로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었었던 것 같다. 미리 준비해도 나쁠 것 없잖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재밌다. 독서 교실 선생님으로 일하시는 저자분의 경험으로 서술되는 에피소드들이 재밌고 미소짓게 하기도 하지만, 정말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기도 했었다. 정말 요즘 아이들의 생각이 저렇게까지 어른스러웠나 싶다가도, 맞아, 어른들은 더이..

Books/Essay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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